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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내일

“나, 동료지원가! 당신의 자립을 돕겠습니다.”

김성현 사회복지사, 최지영 동료지원가, 이락 동료지원가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이 도입된 2019년부터 무려 5년 동안 이 사업을 위해 넘어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며 손발을 맞춰온 슈퍼바이저와 두 명의 동료지원가가 있다. 뒤돌아보면 성장이고, 앞을 내다보면 희망이라고 웃어 보이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방문해 들어봤다.

편집부 사진 김덕창
* 이 기사는 공단 SNS 내꿈내일 기자단의 신지수 기자와 함께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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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지영 동료지원가, 이락 동료지원가, 김성현 사회복지사가 미소를 짓는 모습의 사진
왼쪽부터 최지영 동료지원가, 이락 동료지원가, 김성현 사회복지사
서로의 의지로 달려온 5년

2011년에 설립된 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활동지원사까지 3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이용 중이다. 2019년에 도입된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도 5년째 운영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의 취업을 돕기 위해 장애인 당사자가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면서 상담과 자조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에서도 호응이 좋은 편이다. 담당자 김성현 사회복지사 겸 슈퍼바이저는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과 관련해 다른 신규 사업을 하는 기관들의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아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을 함께해온 최지영 동료지원가와 이락 동료지원가에게 돌렸다.
물론 순조로울 때만 있었던 건 아니다. 최지영 동료지원가와 이락 동료지원가도 초반엔 막막함에 그만두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던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김성현 사회복지사가 중심이 되어 두 사람을 설득하고 이끌었다. 참여자의 자립을 위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료지원가들의 자립이 걸려 있는 사업이기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를 묻자 최지영 동료지원가는 활짝 웃으며 “동료지원 활동을 하니 사회와 강한 연결고리가 생겼고, 경제활동을 하다 보니 가족들에게 떳떳한 일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고 답했다. 이락 동료지원가는 “업무가 시작되면 생동감이 생겨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에요”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지원가는 오늘도 무럭무럭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 운영은 세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1:1 개별상담, 여러 명이 모여서 하는 집단상담, 그리고 자조모임을 활용해서 참여자의 현재 상황과 취업 의사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락 동료지원가는 주로 자조모임을, 최지영 동료지원가는 자조모임과 1:1 개별상담을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전신인 ‘아름다운행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님의 권유 덕분이었다. 센터 내에서도 취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가장 적극적인 두 사람은 동료지원가로서 손색이 없었다.
이락 동료지원가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안 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참여자와 상담을 진행할 때 어떤 적성을 살릴지, 어떤 곳으로 취업을 준비할지를 조언한다. 더불어 자조모임을 기획해 직접 참여자와 함께 현장을 나가는 일을 담당한다. 예를 들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가서 직접 취업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구직신청서를 써보는 일이나 취업박람회에 가서 상담 받고 개개인의 역량과 연결해보는 일들이 주를 이룬다. 참여자 본인이 구직 신청에 문을 직접 두드릴 수 있도록 이락 동료지원가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도와주는 방식이다.
최지영 동료지원가는 작년에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직장 내 비장애인의 인식개선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들의 인식개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수업 내용을 기획하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강의는 1:1 개별 상담에서도 빛을 발한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참여자를 고취하고 다양한 사례를 담아 소개해 취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지영 동료지원가가 참여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
참여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는 최지영 동료지원가
김성현 사회복지사와 이락 동료지원가가 업무 상의를 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
업무를 상의하고 있는 김성현 사회복지사와 이락 동료지원가
참여자들의 모범과 희망이자 가능성

한 명의 동료지원가는 평균 20~30명의 참여자를 담당한다. 5년 동안 많은 참여자들이 두 동료지원가를 거쳐 갔을 터. 이락 동료지원가는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참여자가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상담 받으러 왔던 제 친구가 있었어요. 취업에 성공하고 다시 구직을 하길 반복했었는데 상담을 채 마치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갔어요.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간 그 친구가 내내 마음에 남아요. 다음 생에는 건강하게 태어나길 기도했어요.”
반면 최지영 동료지원가는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 제한, 만 18세 이상부터 만 69세까지의 허들을 겨우 통과한 한 참여자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현재 69세인 참여자가 본인은 나이 때문에 취업을 할 수 없을 거라고 많이 위축되어 있으셨거든요. 그런데 저랑 상담 받으시고 취업 연계까지 이어져서 일자리를 찾으셨어요. 나이가 많은 장애인인데도 일을 하니 젊어진 기분을 느낀다면서 저에게 감사 인사 연락도 주셨어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함을 느껴요.”
김성현 사회복지사는 두 동료지원가가 많은 참여자를 만나 상담을 진행하면서 리더로서 5년 동안 많은 성장을 이룬 모습에 많이 감화되었다. 사회의 편견에 개의치 않고, 누구보다 단단한 리더십을 보여줬고, 당신도 일할 수 있고,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참여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모습에서 이 사업의 살아 있는 성과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에게 모범이자 희망이 되어준 두 동료지원가가 건강하기를, 그래서 함께 오래 일하며 서로의 성장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지영 동료지원가와 이락 동료지원가, 그리고 그들과 5년간 손발을 맞춘 김성현 사회복지사는 새로운 참여자를 물색하기 위해 오늘도 홍보물을 만들고 다른 기관과 부지런히 조율 중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취업으로 자립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역량을 깨우는 시간을 마련하길 바라는 진심이 전해진다. 이 세 사람이 뿌린 씨앗이 참여자들의 취업으로 끊임없이 열매 맺고 큰 나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락 동료지원가가 정면을 보며 미소를 짓는 모습
이락 동료지원가
“완주를 돕는 페이스메이커가 될래요.”
이락 동료지원가
참여자 중에는 개성이 강한 분들이 많아요. 자조모임 때마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그런 분들을 설득하고 낙오하지 않도록 이끌어 결국 함께 끝을 맺게 돼요. 그럼 저도 흐뭇하고 함께 하셨던 참여자분들도 뿌듯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사회와 참여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성현 사회복지사님, 그리고 최지영 동료지원가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사회와 참여자를 잇는 마중물이 될게요.”
최지영 동료지원가
제가 준비한 취업 사례들을 듣고 “나도 할 수 있겠네요?” 하는 분들을 뵐 때마다 이 일을 정말 잘했다고 느껴요. 그리고 그분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시거나, 직장을 다시 잡으실 때 또 상담 차 연락을 주시거든요. 제가 정성을 쏟는 일이 그냥 흘러가지 않았구나, 이분들한테 잘 전달되어서 다시 저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참여자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상담가이자 동료지원가가 되겠습니다.
최지영 동료지원가가 정며을 보며 웃고 있는 모습
최지영 동료지원가

김성현 사회복지사가 정면을 보며 미소를 짓는 모습
김성현 사회복지사
“건강과 행복을 위해 발맞춰 나아갈게요.”
김성현 사회복지사
처음 만났을 때의 두 분 표정보다 지금의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는 걸 오늘 새삼 깨달았어요. 저희 사업을 수행하고 계신 참여자분들도 처음 참여하셨을 때보다 밝아져서 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늘 업무를 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언제나 건강과 행복이잖아요. 이 사업도 두 분의 동료지원가분들과 참여자분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시고,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중심을 잡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