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만나다
함께하는 일터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웹와치, 장애인 근로자의 자부심이 되는 일터

웹와치는 웹 접근성 품질인증 전문기관으로서 시각장애인 특성화 직무를 통해 장애인 고용의 양과 질을 모두 개선해 왔다. 이곳에서 장애인 근로자들은 비장애인 근로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소통하고 함께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간다. 무엇보다 이들은 회사의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 긍지를 느끼고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길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편집부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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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와치 직원들이 정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모습의 단체사진
웹와치는 웹 접근성 사용자 심사 직무에 다수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국가공인 웹 접근성 인증기관 ‘웹와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삶의 편의를 높이지만 누군가를 소외시키기도 한다. 고령자는 직원 대신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가 낯설어 어려움을 겪고, 장애인은 회사 그룹웨어를 사용하지 못해 휴가조차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누구나 원활하게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이 중요한 이유다.
웹페이지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가장 먼저 마련된 영역이다. 2005년에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이 국가표준으로 지정됐고, 2014년부터 지침을 준수하는 웹사이트에 WA(Web Accessibility) 인증마크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웹와치는 2010년에 설립돼 2013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웹 접근성 품질인증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 전체 인증 건수의 약 50퍼센트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이다.
이범재 웹와치 대표는 “웹 접근성 향상을 주도해 온 전사(前史)를 토대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웹와치는 국가공인 인증기관으로 선정되기 전부터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하고 자체 인증마크를 부여했다. 웹에이전시가 접근성 높은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수행했다. 특히, 웹 접근성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잘 이해하는 장애인 당사자가 사용자로서 웹 접근성을 심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인 김명섭 선임연구원이 동료 직원과 업무에 관해 상의하는 모습
김명섭 선임연구원이 동료 직원과 업무에 관해 상의하는 모습
모니터 빛가림막이 설치된 컴퓨터를 사용해 웹 접근성을 심사하는 오정훈 부장
모니터 빛가림막이 설치된 컴퓨터를 사용해 웹 접근성을 심사하는 오정훈 부장
분야의 전문성 갖추고 주도적 업무수행

웹 접근성 심사는 크게 전문가 심사와 사용자 심사로 나뉜다. 전문가 심사는 소스코드의 오류 여부를 포함해 기술적으로 웹 접근성 지침 준수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이다. 사용자 심사는 시각장애인(전맹, 저시력)과 뇌병변장애인 등 장애인 당사자가 웹페이지의 내용 파악하기, 게시글 남기기 등 주어진 과업을 수행해 인증요건에 적합한지를 평가한다.
웹와치는 2008년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과 협력해 인증심사요원을 양성하고 고용해 왔다. 12명의 장애인 근로자 중 80퍼센트 이상의 인원이 일산직능원의 시각장애인 특성화 분야인 ‘정보접근성’ 직종 훈련 수료자이다. 이들은 사용자 심사를 맡으며, 일부는 전문가 심사를 함께 수행한다.
웹와치는 사용자 심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전문가 심사 자격을 취득해 두 종류의 심사를 함께 맡도록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 심사는 비장애인이 맡고, 사용자 심사는 장애인이 맡는 식으로 나뉘는 구조를 탈피해 더욱 효율적으로 심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애인 근로자가 심사를 통합적, 주도적으로 수행해 업무에 더 많이 기여하고, 더 높은 임금과 직급을 부여받도록 한다는 의미도 크다.

장애인이라는 조건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곳

웹와치에서는 장애라는 조건이 약점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직원들은 시각장애나 지체장애가 있어서 수행할 수 있는 일에 긍지와 책임감을 느낀다. 접근성연구소와 사업부의 리더를 겸하고 있는 오정훈 부장은 시각장애인으로서 직원들이 높은 목표 의식을 갖게 하는 존재다. 시각장애인이 회사 핵심 조직의 리더라는 사실은 다른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차별 없이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실제로 웹와치에 입사한 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방송통신대를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애쓰는 직원들이 많다.
접근성사업부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명섭 씨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다. 시력을 잃기 전에 IT 업체에서 일했던 경력 등을 인정받아 웹와치로 이직했는데, 직원 개개인이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며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에 만족하고 있다. 김명섭 씨는 “장애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성숙한 조직이다. 보수와 복지도 좋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시스템 덕분에 장애인에게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웹와치는 웹 접근성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국가공인은 아니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접근성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이 보급되고 있는 키오스크의 접근성 인증 제도화도 준비 중이다. 이렇게 확대되는 영역과 새로운 업무들은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이자 기회다. 어렵고 힘들어도 기꺼이 도전하는 직원들과 함께 웹와치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꿈꾼다.

이범재 대표가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
이범재 대표
“장애인고용 양적 확대를 위한 모범기업이 되겠습니다.”
이범재 웹와치 대표
웹 접근성에 관한 국가공인제도가 시행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접근성 문제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데 있어 웹와치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낍니다. 직원들이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지속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고용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직원들 간 소통하는 문화가 우리 회사의 자랑입니다.”
오정훈 접근성사업부장·연구소장(시각장애)
웹와치가 좋은 이유는 ‘사람’입니다. 편 가르기 없이 협력하는 문화가 우리의 자랑이에요. 새로운 구성원을 뽑을 때도 모두와 잘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일터는 서로 이해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만 강조할 일이 아니고,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오정훈 부장이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
오정훈 연구소장

김명섭 선임연구원이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김명섭 선임연구원
“지속 성장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김명섭 접근성사업부 WA팀 선임연구원(시각장애)
웹 접근성 심사는 마치 보물찾기 같습니다. 웹사이트의 흠결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나 고령자에게 더 친절하고 수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안내한다는 마음으로 심사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지인들이 제가 심사한 웹사이트를 이용해보고 잘 만들었더라는 말을 해줄 때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웹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심사하는 사람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정체되지 않고 발전하는 직무라 더 만족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