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직원들의 테마 이야기
‘두근두근, 나의 출발점’
삶은 출발과 끝의 반복이고 우리의 일상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도 수많은 사람의 시작과 선택을 거쳐 하루하루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공단 사람들의 출발점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달의 테마 ‘시작’에 관한 공단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들어봤다.
정리 편집부 / 그림 CANEPAZZO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시작하는 계기는 대개 고용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고용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지사에서 근무하던 시기, CJ CGV의 인사담당자를 만났을 때도 장애 인을 채용해 고용부담금을 줄이시라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 후 CJ CGV는 우리 공단과 장애인고용증진 협약을 맺고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국 직영 상영관에 장애인을 두 명씩 고용했다. 전국 각 점포의 매니저가 참여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도 진행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2012년에는 공단이 주관하는 ‘트루컴퍼니(장애인고용 신뢰기업)’ 시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나는 CJ CGV와 같은 기업 사례를 경험하 면서 우리 공단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입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단과 내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갖는 이유다.
2021년 9월에 입사해 이제 1년 남짓 지났으니 아직 햇병아리 직원이다. 처음 출근한 곳은 수원에 있는 경기지역본부였다. 취업지원부에 속해 중증장애인의 출퇴근 비용 등을 지원하는 일을 맡았다.
고등학교 졸업 전에 입사했기 때문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졸업식이 있었는데 부서 분들이 축하 케이크와 선물을 준비해 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갓 출근해서 사람도 일도 모두 어색하고 잔뜩 긴장했던 시기라 깜짝 선물이 정말 고맙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분들은 내가 본부로 이동한 후에도 잘 지내는지 계속 연락하고 걱정해 주셨다.
지금 속한 능력개발지원부에서도 다들 섬세하게 챙겨 주신다. 각자 맡은 일이 달라도 내 일과 남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분위기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원해서 공단에 지원했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 그대로, 서로 돕는 것부터 배우는 중이다.
2018년 공단 광주지역본부 기업지원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장려금, 서무, 회계 같은 일을 담당했는데 돈과 관계된 업무라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 첫날 인터넷 입력창을 마주하고선 자금 이체 버튼을 누르기까지 한참을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공단에 고용컨설팅센터가 생겼다. 공공과 민간의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컨설팅 사업을 주로 수행하는 곳이다. 나는 2020년에 이곳으로 옮겨왔고 공공기관 고용컨설팅 운영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보고서를 작성할 일이 많고 작성 방식도 까다로워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경험 많은 관리자와 부서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새로 생긴 조직이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모두에게 있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때여서 그 도움이 더욱 고마웠다.
처음 이체 버튼을 누를 때처럼 조심스러웠지만 나의 또 다른 시작에 이분들이 있어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