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함께하다
트렌드 보고서

MZ세대 아트 컬렉터,

‘새롭고 리즈너블한가’

저축보다 투자가 매력적으로 들리는 시대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MZ세대가 미술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아트와 재테크를 합성한 단어인 ‘아트테크’에 MZ세대부터 중장년까지 폭넓게 가세하는 중이다. 부유층과 예술애호가의 전유물이었던 미술품 구매가 대중화로 접어들었다.

편집부

더현대서울의 모던하고 세련된 내부 모습이 담긴 사진
더현대서울의 ‘어반브레이크 2022 프리뷰전’ / 사진. 현대백화점

MZ세대의 미술 소비와 아트페어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은 MZ세대가 몰리는 대표적인 핫플레이스다.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상품 구색, 무엇보다 MZ세대 소비자의 미술 감상과 구매 욕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더현대서울의 알트원(ALT.1)은 전문 전시장 수준의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갤러리가 핵심인 복합문화공간이다. 오픈 당시부터 앤디 워홀의 대규모 회고전인 <앤디 워홀 : 비기닝 서울>을 열어 화제를 모았고 이후에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MZ세대의 미술 소비에 빠르게 반응하는 중이다. 백화점들은 기존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여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 아트페어를 개최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아트페어는 화랑들이 모여 미술품을 선보이는 장터다. 2022년에는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와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가 서울에서 동시 개최돼 미술시장의 최대 이슈로 주목받았다. MZ세대의 아트테크 유행과 미술시장 최대 이벤트가 만난 화제성은 굉장했고, 기업들은 적극적인 아트마케팅을 펼쳐 그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미술 전시회 내부 모습의 사진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롯데아트페어 부산 2022’ / 사진. 롯데백화점

‘리즈너블(reasonable)한’ 가격인가
기업의 아트마케팅은 사회공헌 성격이 강하지만, 미술 감상과 구매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그 성격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단순히 미술가를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윤을 창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비즈니스 전략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신한카드는 ‘더프리뷰 한남’으로 시작해 ‘더프리뷰 성수’와 ‘더프리뷰 아트위크’까지 아트페어를 연이어 개최했다. 여는 행사마다 MZ세대 소비자가 몰리고 각종 SNS에 인증과 후기가 속속 올라오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더프리뷰 아트페어는 점점 늘어나는 미술 거래에 따라 결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신진 미술가를 발굴하는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MZ세대 컬렉터는 유명한 화랑과 평론가가 주목하지 않았던 신진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다는 점에서 미술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작가와 작품의 유명세보다 ‘리즈너블(reasonable)한’ 가격인지에 주목한다. ‘리즈너블하다’는 것은 가격에 거품이 없는 합당한 상태, 자기 능력으로 지불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M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기준이고 미술품 구매에서는 투자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러한 미술 투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인증하며 전파하기 좋아하는 MZ세대의 성향에도 부응한다. 유명 아이돌이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구매했다고 인증하면 그 아이돌의 특별한 취향과 높은 안목이 추앙받고 다시 많은 이들의 미술 감상과 구매 욕구에 불을 붙인다. 그렇게 대중의 미술품 구매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트페어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진
여러가지 모양의 뱃지 사진

신한카드의 ‘더프리뷰 아트페어’ 입장 대기 줄(왼쪽)과 뱃지 / 사진. 신한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