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피해 떠나는 지식 여행,
박물관 투어
어릴 적 학교 소풍이나 수학여행 코스에 꼭 포함돼 있던 박물관은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른이 돼 보니 박물관만큼 흥미진진한 곳이 드물다.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활과 시대, 위대한 발명과 저작물이 주는 감동이 크게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전시가 알차고 장애인 접근성이 뛰어난 박물관들을 모았다.
글 편집부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
국립중앙박물관은 6개의 상설전시관, 특별전시관, 어린이박물관까지 하루에 다 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디지털 실감 영상관은 김홍도가 그린 길이 8.5미터의 대작을 파노라마 영상에 담고, 고구려 벽화무덤을 VR(가상현실)로 구현했다. 기획전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이 3월 1일까지 열린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전시한 ‘사유의 방’도 꼭 방문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날씨가 따뜻하면 아름다운 꽃이 피는 정원에서 여유롭게 쉬기도 좋은 곳이다. 무장애길과 저시력 관람객용 대활자 책자, 오디오 전시 해설 등 장애인 관람객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 월·화·목·금·일 10:00~18:00 수·토 10:00~21:00 (관람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 휴관 1월 1일, 설날, 추석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사유의 방’과 국보 ‘금동 반가사유상’
서울역사박물관의 실감형 전시
서울역사박물관은 2022년에 개관 20주년을 맞아 상설전시실을 전편 개편해 실감형 디지털 전시 체험존을 선보였다. 타임머신을 탄 듯 개화기의 종로로 이동해 전차를 타고 신문물을 만나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22년까지 755명이 20만여 점의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소장 유물의 70퍼센트에 달하는 수량이다. 그래서 2023년 4월까지 진행되는 개관 20주년 기념 기증유물 특별전 <시민이 만든 박물관>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매달 한 편씩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한다. 문화행사 소식은 문자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다.
- 화~일요일 09:00~18:00 (관람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 휴관 1월 1일, 매주 월요일
서울역사박물관 전경과 소장 유물(<제47회 전국체전 운영책자>, 1957년에 발행된 <현대문학>) /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국립항공박물관으로 아이와 겨울방학 나들이
16세기 임진왜란 당시 정평구가 만든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飛車)’, 라이트 형제의 복엽기 ‘플라이어 호’ 등 세계 항공사를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태양광 무인기와 자율주행 항공기 등 항공산업의 미래도 만날 수 있다. 야외 공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 인물 동상 등이 조성돼 있어 사진 찍기 좋다. 블랙이글스 탑승, 관제사와 조종사 직업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하고 유료다. 입구와 내부에 턱이 없고, 전시물은 휠체어 이용자가 관람하기 편하도록 여느 박물관이나 미술관보다 낮게 배치돼 있다.
- 화~일요일 10:00~18:00 (관람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 휴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국립항공박물관 전경과 내부 / 사진. 국립항공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여는 ‘토끼의 해’
국립민속박물관은 월요일에도 운영하기 때문에 월요일에 갑자기 휴가를 얻거나 시간이 날 때 방문하기 좋다. 2023년 새해를 좀 더 특별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3월 6일까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새해, 토끼 왔네>를 관람해도 좋을 것이다. 계묘년 토끼의 해를 맞아 십이지의 네 번째 동물인 토끼의 십이지 장식품 70여 점을 소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린이박물관의 전시와 체험 모두 무료 예약제로 운영된다.
- 3월~10월 09:00~18:00, 11월~2월 09:00~17:00 (관람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 휴관 1월 1일, 설날, 추석
국립민속박물관 전경과 <새해, 토끼 왔네> 특별전의 전시품(판소리 ‘수궁가’ 속 토끼와 거북이 목각인형, 화조영모도 ‘토끼와 단풍나무’) / 사진. 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