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함께하다
KEAD 툰
함께 일하는 세상을 위한 장애 유형별 에티켓 –청각장애인 편 그림 권도연
신입사원 김현수는 책상 앞에 앉아 사무용 다이어리를 작성하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마음속으로 말한다. 내일 2시 기획회의…. 아, 맞다.
김현수는 손에 펜을 쥔 채 거듭 생각에 잠긴다. 회의에 청각장애인 동료가 참석한댔어. 나는 수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알아듣지? 팀장님께 여쭤보자. 이번에도 팁을 주실 거야.
팀장을 찾아간 김현수. 단발머리를 한 여자 팀장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현수에게 설명한다. 모든 청각장애인이 수어를 사용하지는 않아요. 장애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죠. 대표적으로 수어, 구화, 필담 등의 방법을 사용해요.
왼쪽에 서 있는 현수와 오른쪽에 앉아 있는 팀장 사이에 인공달팽이관 시술을 한 귀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팀장이 현수에게 말한다. 민혁 대리는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해서 음성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청각장애인이에요. 팀장의 말을 들은 현수는 몰랐던 사실에 정말요? 하고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회사 복도를 걷는 김현수와 여자 팀장. 팀장이 말한다. 민혁 대리를 미리 소개해줄게요. 청각장애인 동료를 대하는 에티켓도 자연스럽게 배워보고요. 김현수는 네, 좋습니다. 라고 말하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타부서로 이동한 팀장과 김현수. 이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차민혁 대리가 모니터를 보면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팀장이 말한다. 저기 차민혁 대리가 보이네요. 한번 불러볼래요?
김현수는 차민혁 대리의 자리 근처로 가서 그에게 말을 건다. 대리님? 차민혁 대리님! 그러나 왠지 반응이 없어 당황하는데….
당황한 현수에게 팀장은 옅은 미소를 띤 채 말한다. 불러도 대답이 없는 건 상대를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민혁 대리와 소통하는 방법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죠. 직접 다가가서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또 민혁 대리는 잔존청력이 있어 큰 소리는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름을 조금 크게 불러주면 된답니다. 자 봐요, 차민혁 대리님!
팀장의 목소리를 들은 차민혁 대리가 네, 팀장님하고 대답한다.팀장은 민혁 대리에게 김현수를 소개한다. 내일 같이 회의에 참석할 우리 팀 신입사원 김현수 씨 소개할게요.
다시 회사 복도를 걷고 있는 김현수와 팀장. 김현수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팀장에게 말한다. 민혁 대리님과는 어떻게 대화할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요? 그런 현수의 말에 흐뭇한 표정으로 말하는 팀장. 먼저 상대가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길 원하는지 물어보고 서로 맞추기만 한다면 어려울 것도 없어요. 그리고 민혁 대리는 구화를 사용해서 대화할 수도 있거든요.
구화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긴 김현수. 팀장은 현수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구화란 상대의 입모양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의사소통 방법이에요. 그러니깐 청각장애인과 대화할 때는 입모양을 정확하게 해주고 조금 천천히 말하는 게 중요해요.
팀장이 예를 더 들어준다. 입을 가리거나 다른 곳을 보며 얘기하면 대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겠죠? 팀장의 얼굴 이미지 옆으로 현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과 딴 곳을 보며 말하는 옆모습이 나란히 그려져 있다.
다시 사무실 제자리에 앉은 김현수. 업무용 다이어리에 기획회의 2시 준비완료라고 적는다. 마음속으로 역시 팀장님께 여쭤보길 잘했어. 라고 생각한다.
다음 날 회의실 안, 김현수와 여자 팀장, 차민혁 대리,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자 직원 한 명, 총 네 명이 회의실에 서 있다. 팀장이 차민혁 대리를 보고 말한다. 민혁 대리는 앞쪽에 앉을래요? 발표자의 입모양도 잘 보이고 소리도 잘 들릴 테니까. 차민혁 대리가 고맙습니다. 라며 의자 등받이를 잡고 앉으려 한다.
모두가 착석한 회의실, 여자 팀장이 한쪽 손을 들어 보이며 얘기한다. 오늘 회의 때는 서로의 소리가 뒤섞이지 않도록 손을 들고 발언권을 얻은 후 한 사람씩 의견을 얘기해주세요. 자, 그럼 회의 시작하죠. 팀장의 말에 김현수는 슬며시 미소를 머금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오, 이런 회의방식은 우리 모두에게도 편한 방법이네!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조금만 신경 쓰면 함께 일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