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두드리다
일터 트렌드

의료서비스 지원가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병원에 휴먼서비스를 더하다

코로나19가 기승이던 시기, 우리는 의료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한 의료계의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의료진을 돕는 의료서비스 제공자도 상당수 늘어나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당시 공단은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장년·중증· 여성 장애인을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가’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직군이 만들어진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살펴본다.

편집부
* 공단의 직업영역개발 사업보고서를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장애인 근로자가 의료물품이 담긴 택배를 나르고 있는 일러스트 그림
승승장구 중인 의료서비스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

지난 코로나 시국을 지나오면서 현재까지 주목받고 성장 중인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의료서비스 산업이다. 사람들은 전례 없는 감염병을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한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길어진 만큼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의료서비스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3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5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18.4%이며, ’25년에는 20.6%로 늘어나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의료서비스 종사자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공단은 코로나 환자가 폭증했던 지난 ‘21년부터 과중 업무로 번아웃을 겪고 있는 의료진들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장년, 중증, 여성 장애인을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가’라는 신규 일자리를 개발했다. 의료서비스 지원가는 대학병원 등의 의료기관에서 병원 이용 고객이 편리하게 병원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지원해 주는 직무다.
이는 지친 의료진에게 주 업무인 의료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고, 일자리가 시급한 취업 취약계층인 장애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병원 이용객에게는 병원 이용 시 불편사항을 빠르게 해결해줄 일석삼조의 직군이라 할 수 있다.

시류를 읽고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발굴

사실 공단은 이전에도 의료기관과 협업하여 개발한 직무가 있다. 대표적으로 병원보조원, 휠마스터, 치과병원보조원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의료기관에 장애인 진입이 많이 쉬워졌지만, 아직도 많은 의료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공단은 의료서비스 지원가라는 직군이 더 많은 의료시설에 장애인 일자리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방안을 고심했다.
먼저 선행연구를 몇 차례 진행한 후, ‘키오스크(KIOSK)’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어느 순간 터치 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가 우리들의 생활반경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병원도 마찬가지. 하지만 키오스크는 사용법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편리한 기계지만, 고령자나 장애인들과 같은 정보취약 계층에게는 불편함을 넘어 일상생활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언론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격차’와 ‘디지털 문맹’에 대한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공단은 여기에 착안해 의료서비스 지원가라는 직무를 고안해낸 것이다.
이로써 병원에서 키오스크 사용법 등을 안내하는 디지털 조력, 진료실 안내와 이동을 지원하는 이동 지원, 건강증진센터 방문객의 이용 안내 및 비품 정리정돈, 약제팀 지원 등 의료서비스 지원가 직무의 구체적인 업무를 세부적으로 구상했다. 다음 단계는 이 신규 직무를 구현할 병원과의 접촉이었다.

장년·중증·여성 장애인 등 30명 취업 성공!

공단은 우선 경기 남부권역 대표 의료기관인 수원 아주대학교의료원과 협력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공단 경기지역본부와 협조해 수원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취업취약 장애인을 우선 모집 대상으로 선정하고 대상자를 모집했다. 또 사업체 인사복지팀은 지원 장애인을 대상으로 채용직무 및 채용절차 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장애인 채용설명회도 열었다.
특히 중증장애인은 사업체 현장에서 업무를 배우는 공단의 취업 전 프로그램인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을 실시해 ‘선 배치, 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장애인이 실제 근무할 부서의 관리자 및 부서원 중 1명의 직무지도원도 선임했다. 이들은 지원 장애인의 빠른 직무 습득을 돕고, 취업 후에도 사업체 내에서 멘토 역할을 하며 같이 일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정리하면 참여사업체 선정, 참여장애인 모집 및 선발, 현장훈련, 채용이라는 4단계를 거쳐 총 30여 명의 장애인 지원자가 뽑혔다. 그 결과 디지털 조력자 10명, 안과 이동 지원 1명, 건강증진센터 지원 8명, 중앙공급실 지원 10명, 약제팀 지원 1명 등 많은 인원이 취업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성과는 공단의 직무개발을 통해 장애인 고용제안의 가능하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의료서비스 지원가 직무의 대표 세부 직무인 ‘디지털 조력자’ 는 병원뿐만 아니라 영화관, 카페, 관공서, 식당, 은행 등 비대면 무인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운영되는 다양한 기관에서 적용하고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성과다. 앞으로도 장애인고용이 가능한 새롭고도 참신한 일자리가 개발되어 장애인 일터가 더 많이 늘어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