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한반도 속으로, 강원도 영월
탄광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강원도 남부 내륙의 관문인 영월은 1970년대까지 산재한 탄광으로 호황을 누리며 번성했던 도시였다. 그러나 1970년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이후 인구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며 쇠퇴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유치와 열린 관광지 조성으로 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 · 사진 문화진 여행작가(지체장애)
비운의 삶을 산 단종의 무덤, 장릉
조선의 제 6대 국왕, 단종에게는 비화가 있다. 단종이 그의 삼촌인 세조(수양대군)에 의해 사사(賜死)되고 그 누구도 세조의 눈초리가 무서워 그의 시신을 거두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영월 호장 엄흥도가 어린 왕에 대한 충절을 지켰다. 눈 내리는 어느 밤, 단종의 시신을 거두어 몰래 무덤을 만들었는데 그곳이 바로 장릉이다.
장릉은 높은 곳에 있는 무덤 외에는 모두 평지 흙길이라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산책하기 좋다. 특히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굳이 산행하지 않더라도 단풍놀이하기에 그만이다. 또한 장릉은 조선왕릉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장애인용 편의시설도 두루 갖춰져 있어 교통약자의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다.
평지 흙길로 편히 산책하기 좋은 장릉 입구와 내부 전경 모습
단종의 눈물과 한이 서린 유배지, 청령포
단종은 20개월도 채우지 못할 만큼 짧은 기간 동안 왕 노릇을 하다가 폐위됐다. 그 후 영월의 오지 청령포로 유배되었다. 자그마한 배를 타고 찾아드는, 섬 아닌 섬인 청령포에서 어린 임금이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지를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쓸쓸해지기도.
배를 이용하지 않으면 누구도 오갈 수 없는 천혜의 유배지인 이곳은 뿌리 깊은 소나무들이 깊은 속을 가리는 장막이 되어 빽빽하게 서 있다. 또 단종어가까지 숲 사이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단출한 기와집 한 채와 호위하던 시종들이 사용하던 초가 건물이 복원돼 있다. 아쉽게도 아직 휠체어를 이용해 배를 타기는 어렵다. 그 때문에 휠체어 이용자들은 매표소 입구에서 강 아래를 내려다보며 관람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청령포 자체가 낮은 곳에 있어, 그저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이 얼마나 오지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2023년 장릉과 청령포는 한국관광공사 열린 관광지로 선정되었다. 그에 걸맞게 누구나에게나 편리한 여행지가 되도록 시설 개선에 나선다고 하니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
영월 관광센터와 올챙이국수
청령포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곳에, 눈에 띄는 빨간색 외관을 한 영월 관광센터가 있다. 영월 폐광지역 통합관광을 위해 건립된 센터로 이곳에서는 주로 탄광지역의 관광 루트를 설계한다고 한다. 이곳은 로컬푸드, 카페, 영상과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이기도 하다. 특히 먹거리 장터와 인조 잔디가 깔린 옥상카페는 여행객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저렴하게 로컬푸드를 맛볼 수 있고 장애인용 화장실과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어 영월 여행 시 한 번쯤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영월에 왔다면 서부시장도 둘러보자. 이곳 시장에서는 유명한 올챙이국수를 판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전분으로 죽을 쑤어 바가지 구멍을 통해 찬물이 담긴 자배기에 밀어 내리면 전분 덩어리가 똑똑 떨어지며 묵처럼 변한다. 그 굳은 형태가 마치 올챙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강원도 토속음식이다. 올챙이국수 외에도 메밀전병과 수수부꾸미 등의 지역 별미도 맛볼 수 있다.
이곳 시장은 휠체어로 이동하기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영월 여행 중이라면 잠시 이곳에 들러 쉬어가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 장릉
주소 : 강원 영월군 단종로 190
운영시간 : 매일 9:00~18:00(매표시간 17:30까지)
- 청령포
주소 : 강원 영월군 남면 광천리 산67-1
운영시간 : 매일 9:00~18:00
- 영월관광센터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청령포로 126-3
운영시간 : 매일 9:00~18:00(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문의 : 033-375-8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