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직원들의 테마 이야기
두드려요, 나의 감수성을!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예술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그림으로 위로받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등 작품 속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에 감동하기도 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원들 또한 문화예술을 통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있을 터. 이들이 생각하는 문화예술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리 편집부 그림 CANEPAZZO
문화예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지요
고용개발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고용정책과 서비스 개발을 선도하는 R&D 연구기관인 고용개발원 사업을 총괄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저만의 산책코스가 있는데요, 주말 아침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입니다. 이곳은 너무 혼잡하지도 않고요. 그렇다고 너무 적막하지도 않은 산책길이어서 저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주고, 창의적인 사고로 이끌어 줍니다. 이외에도 시간이 되면 미술관을 종종 방문합니다. 익숙한 작품을 낯설게 보게 될 때, 새로운 해석을 접하게 될 때 신선한 시각으로 다가와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또한 인상 깊게 보았는데요, 쌍둥이 언니로 등장했던 정은혜 그림작가의 역할이었어요. 보통 드라마에서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장애인 가족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이를 최루성이 아니라 담백하게 그리려고 노력한 점이었어요. 무엇보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서 마음껏 행복하라’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아름다운 그림이나 드라마, 영화를 보게 되면 마음이 움직이는 공통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은 언어·인종·장애·비장애·성별을 넘어서 보편적인 연대로 가는 기반이 되는 것이겠지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문화예술을 즐기도록
배리어프리가 확대되길 바라요!
기획조정실 혁신기획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관의 주요 경영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통합공시와 각종 회의, 현장경영, 행사 등 경영진의 리더십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요.
저는 매일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요, 그때 20분 정도 혼자만의 자유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무래도 업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이다 보니, 저만의 감수성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에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편입니다. 일하면서 쏟은 에너지가 충전되고 저녁 시간도 기분 좋게 보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최근에는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CODA)’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노래하는 것이 꿈인 주인공 루비가 청각장애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처음에는 ‘청각장애인이 어떻게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딸의 목에 손을 대고 마음으로 노래를 듣는 장면에서 장애와 상관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장애인권동아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어요. 시각장애인 부원이 계셨는데 저희끼리 모여서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영화 장면을 설명해드리면서 함께 감상했지요. 최근에 음성해설과 자막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가 제작되고 있지만, 여전히 작품이나 제공 횟수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장애인분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도입이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병규 안전관리자
대전직업능력개발원 행정지원실
작품 속 등장 인물을 통해
공감과 감수성을 얻고 있습니다
대전직업능력개발원에서 안전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된 업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의 역할이고 추가로 청사 시설 운영에 필요한 소방, 시설물 관리, 공사 등을 하고 있어요.
저는 흔히 말하는 집돌이로 집에서 영상매체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주 감수성에 빠지는 것 같아요. 아마 ‘거울 뉴런 효과’로 인한 공감 능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효과는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있기만 해도, 또는 어떤 행동이 일어나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자신이 행동하는 것처럼 활성화된다고 해요. 이처럼 작품 속 등장 인물에게 공감하면서 감수성을 얻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성 장애인의 성향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작품입니다. 자폐성 장애라고 하면 섬세한 공감 능력의 부재인데, 주인공 ‘우영우’가 비장애인이 보기에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행동을 하죠.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고래 지식 이야기, 엉뚱한 자기소개 등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합니다. 그렇지만 우영우가 변호사로서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다양한 상황 연출을 통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즐거움과 감동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도 해주니까요. 더불어 창의력, 지식, 자기 계발의 자극제도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