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함께하다
KEAD 툰
팻말에 ‘함께 일하는 세상을 위한 장애 유형별 에티켓 –시각장애인 편’이라고 적혀있다. 그림 권도연
20대 새내기 직장인 김현수가 사무실에서 노트북 가방에 서류를 넣으며 마음속으로 말한다. 입사 후 첫 외근이라니, 어쩐지 설레네.
달리는 자동차 안, 단발머리를 한 여성 팀장이 운전 중이고, 보조석에 신입사원 김현수가 앉아 있다. 김현수가 팀장에게 말한다. 팀장님, 지금 가는 곳은 시각장애인이 많이 근무하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운전 중인 팀장은 정면을 그대로 응시한 채 미소를 지으며 김현수에게 말한다. 맞아요. 장애인 친화적인 근무환경을 갖춘 장애인 표준사업장이에요. 오늘 회의에도 시각장애인 직원이 참석할 거예요.
김현수는 업무용 다이어리와 펜을 꺼내 메모할 준비를 한 채 팀장에게 묻는다. 팀장님, 시각장애인 직원과 대화할 때 주의해야 할 에티켓이 있을까요?
김현수와 팀장이 탄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 위로 말풍선이 보이고 팀장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팀장이 김현수의 질문에 답한다. 우선, 인사할 때 자기 소속과 이름 밝히기, 그리고 회의할 때는 누가 말하는지 알 수 있도록 이름을 먼저 밝히고 발언하는 게 좋아요.
거래처 회의실 안에 김현수와 팀장이 나란히 앉아 있고 머리가 긴 거래처 여성 직원과 머리를 뒤로 묶은 여성 직원이 맞은편에 앉아 있다. 모인 사람들 중 팀장이 말한다. 땡땡물산 박 팀장입니다. 방금 과장님께서 하신 말씀은...
이윽고, 회의를 마친 네 명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서 있다. 머리를 뒤로 묶은 거래처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나머지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럼 회의에서 할 이야기는 마무리된 듯하니 함께 식사하러 가실까요?
회사 복도에서 음식점으로 향하는 길, 머리를 묶은 비장애인 직원이 앞서 걷고 있고, 한걸음 뒤에서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쥔 시각장애인 직원이 앞서 걷는 동료의 팔꿈치를 살짝 잡으며 이동한다.
그 모습을 본 팀장이 김현수에게 설명한다. 길을 안내할 때는 시각장애인이 잡은 지팡이 반대편에서 팔꿈치를 잡게 한 후 반걸음 앞서 걷도록 해주세요. 시각장애인의 팔을 잡는 것은 실례거든요.
음식점으로 향하는 복도, 머리를 묶은 거래처 비장애인 직원이 시각장애인 동료에게 길을 안내하며 말한다. 5미터 앞에서 오른 쪽으로 가겠습니다.
그 모습을 본 김현수가 이제야 방법을 알아챈 듯 기쁜 표정으로 말한다. 아, 저렇게 어느 방향으로 몇 미터 이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게 좋겠군요! 여성 팀장이 현수의 반응에 흐뭇하게 웃고 있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들이 보이고, 머리를 묶은 비장애인 직원이 시각장애인 동료에게 설명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그릇, 김치, 젓갈, 비빔밥이 놓여 있어요.
시각장애인 직원 옆에 얌전히 기다리는 골드리트리버 안내견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본 현수가 마음속으로 말한다. 와, 보호자가 식사할 동안 얌전히 기다리는 게 너무 기특한 걸.
회사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김현수는 팀장에게 말한다. 식당에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있었잖아요. 귀여워서 쓰다듬어 줄 뻔했다니까요! 팀장은 김현수에게 타이르듯 말한다. 어머, 생각만 해서 다행이네요. 안내견을 부르거나 만지는 건 절대 금물이에요.
도심의 빌딩숲을 달리는 자동차 위로 팀장과 김현수의 말풍선 대화가 이어진다. 팀장이 말한다. 보행 중에 안내견을 만지면 안내견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거든요. 김현수가 말한다. 아, 자칫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겠네요. 호의로 하는 행동도 에티켓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