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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장애인 디지털 접근성 세계 1위

카타르는 2022 FIFA 월드컵을 개최하며 장애인 복지를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월드컵 당시에는 장애인 무료 경기 관람권을 1만 장이나 발행하고 시각장애인 경기 관람실을 별도 제작하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화제가 됐다. 그 전에 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부문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편집부

이천이십이년 카타르월드컵 트로피와 경기장 전경
역사상 가장 접근성 높은 월드컵

세계의 이목이 향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은 할리우드 배우 모건 프리건과 함께 등장한 장애인 청년의 무대로도 화제를 모았다. 하반신이 없는 꼬리퇴행증후근을 앓는 가님 알 무프타는 축구, 수영, 등산까지 온갖 스포츠에 도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희망을 전해 온 카타르의 유명 인사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최연소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선 인류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카타르 정부는 2022 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장애인과 약자가 월드컵을 충실히 경험할 수 있도록 월드컵 역사상 가장 접근성 높은 행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카타르 월드컵 준비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의 디지털 접근 수단에서부터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구현하고자 했다.
‘Accessible Qatar’는 장애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장애인 관광객에게 큰 편의를 제공했다. ‘Accessible Qatar’ 앱은 카타르 전역의 공공장소 및 관광지의 위치를 누구나 쉽게 검색하고 접근성이 어떤지를 확인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숙소, 은행, 음식점, 의료시설, 공원, 쇼핑몰 등 다양한 시설을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휠체어 이용자가 접근하기 수월한 곳만 따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이용 편의를 제공했다. 전문가와 실사용자의 리뷰도 확인할 수 있어 장애인이 실제로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시설을 이용하는 데 겪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

장애 유형을 단순화한 앱 화면
출발지와 도착지를 지도의 앱 화면
주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앱 화면

장애인을 위한 여행 안내 앱 ‘Accessible Qatar’

카타르 정부의 장애인 복지 정책과 디지털 접근성 개선

카타르 정부는 장애인 복지를 확대하고 디지털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주도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 결과 2020년에는 137개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 디지털 접근 권리 평가 지수 조사(DARE INDEX 2020)에서 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카타르는 2008년 UN장애인권리협약을 최초로 비준한 나라들 중 하나다. 이후 장애인의 권리를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여러 법안을 발표하고 실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2014년에는 노동부에 고령자와 장애인 전담 부서를 신설해 고용정책과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카타르는 정부 기관 및 공공기관의 전체 일자리 중 2%를 장애인 고용에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장애의료위원회에서 장애인 무료 건강보험 정책을 시행하고 장애인의 건강, 사회참여, 가족 문제를 조사해 대응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장애인 차별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다. 장애인을 차별하거나 학대하는 자는 징역 10년 이상의 엄벌을 받을 수 있다. 카타르 정부는 재활, 고용, 교육과 직업훈련, 교통, 의료, 사회복지, 공공시설 이용, 재정지원과 같은 영역 전반에 걸쳐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보조공학기술센터

카타르가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개선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은 교통부와 보조공학기술센터인 MADA이다. 교통부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모든 사람이 정보통신기술에 접근할 수 있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포용 전략을 시작했다. MADA는 카타르의 장애인 및 노약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술 기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에 설립된 기관이다.
MADA는 카타르 중앙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도심 곳곳에 접근가능한(Accessible) ATM 기기를 설치해 장애인과 노약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접근가능한 ATM기기는 스크린 항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리더 기능, 적절한 명암 비율을 지원하는 화면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MADA는 또한 공공기관과 박물관 등에도 혁신적인 배리어프리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과 노약자가 관공서에서 서류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접근가능한 키오스크,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시품 관람 지원 서비스 제품을 카타르 전역에 보급 중이다.

3D 아랍어 수어통역사의 활약

MADA는 국제표준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 컨설팅 서비스와 인증을 제공한다. 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기관들이 MADA의 웹 접근성 컨설팅, 인증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아랍어로 정보통신 콘텐츠와 기술에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그 성과물 보급에 힘써 왔다.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웹 접근성 지침을 아랍어 버전으로 바꿔 아랍어를 사용하는 다른 국가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을 위해 3D 아랍어 수어통역사 ‘Bu Hamad’를 개발해 홈페이지의 모든 내용을 수어로 제공하고 있다. 실제 수어통역사를 촬영해 3D 수어통역사로 전환하는 시스템이 포함돼 있어 홈페이지 내용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빠르게 수어를 지원한다. 가상의 아랍어 수어통역사는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활약했다. 공식 홈페이지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명암 변경 옵션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장애인 전용 홈페이지가 별도로 구축, 운영됐다.
카타르에서는 도심에 있는 수어안내센터가 청각장애인의 도움 요청에 상시 대응한다. 청각장애인이 은행 업무나 쇼핑 등 생활에 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동행하며 서비스 이용은 무료다.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일이지만 단지 GDP가 높은 나라라서 가능한 정책인지 정책에 동의하는 시민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아랍 수어통역사가 수어를 하는 모습
청각장애인을 위한 인공지능 아랍어 수어통역사 ‘Bu Hamad’ / 사진. M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