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두드리다
KEAD 사전

보청기의 역사 알아보기

어떻게 발전되었을까?

보청기는 청력이 약해 잘 들리지 않거나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장치이다. 일반적으로 소형 마이크를 이용해 소리를 모으고 증폭한다. 의학 및 과학 기술과 함께 꾸준히 발전해 온 보청기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부

여성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모습의 사진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보청기 변화 과정

17세기 초 영국의 의사인 ‘존 해링턴’에 의해 최초로 ‘이어 트럼펫’이 발명되었다. 동물의 텅 빈 뼈를 사용하여 단순한 형태로 제작했는데, 본질적으로 소리를 증폭시키기 위해 귀까지 들어 올리는 깔때기 모양의 장치였다. 보청기의 작은 끝부분은 귓속에 들어가고, 반대쪽 끝부분은 말하는 사람을 향해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장치는 ‘외부의 귀’와 같은 역할을 해서 소리를 모으고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17세기를 지나면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나팔형 보청기’와 ‘전성관(Speaking Tube)’이 사용됐는데 주로 나무, 은, 조개, 동물의 뿔로 만들었다. 이후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는 나팔형 보청기를 황동이나 다른 금속을 이용해 만든 다음, 이를 경질고무로 감쌌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도록 검은색을 칠했다. 이러한 나팔형 보청기를 사용한 유명인은 음악의 신으로 불리는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다.
19세기 후반, 최초의 전기 보청기가 등장하면서 큰 변화가 시작됐다. 이 당시 전화와 마이크가 발명되면서 음향 신호를 어떻게 변경할 수 있는지, 주파수와 소리의 크기를 왜곡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밝혀져 이 기술로 보청기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 미국의 전기 공학자이자 발명가인 ‘밀러 리스 허치슨(Miller Reese Hutchison)’은 최초로 탄소 발신기를 이용해 전기 보청기를 만들었다. 전류를 사용하여 약한 신호에서 강한 신호를 만들며, 소리를 증폭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17세기 최초로 발명한 이어 트럼펫. 사진 청각음향연구소
금속을 이용해 만든 나팔형 보청기. 사진 청각음향연구소

17세기 최초로 발명한 이어 트럼펫 / 금속을 이용해 만든 나팔형 보청기. 사진 청각음향연구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청기 등장

이후 1920년 미국의 엔지니어 ‘얼 핸슨(Earl Hanson)’이 진공관 보청기를 개발했다. 음성을 전기 신호로 바꾸고 변환된 신호가 수신기에서 나올 때 증폭되어 들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전에 비해 작은 크기와 무게로 휴대하기에 편리했지만, 점차 장애를 가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요구로 크기는 더욱 작아진다.
1930년대에 이르러 ‘휴대용 진공관 보청기’가 발전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세계 2차대전으로 인해 급속도로 성장한 군사기술의 발전은 소형화 보청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하지만 진공관 보청기는 쉽게 뜨거워지고 깨지는 단점이 있었다. 1950년대에는 이를 개선한 ‘트랜지스터 보청기’가 등장하기도. 그즈음 미국의 보청기 회사 ‘제니스’는 트랜지스터 3개, 1.5V 배터리로 구동되고 볼륨 조절까지 가능한 ‘포켓용 보청기’를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는다. 짧은 기간 동안 보청기의 성능과 편의성 부분에서 얼마나 기술이 발달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1930년대 제작한 휴대용 진공관 보청기. 사진 청각음향연구소
1953년 성능과 편의성을 강조한 포켓용 보청기. 사진 제니스
귓속에 들어가 표시가 잘 나지 않는 귓속형 디지털 보청기
디지털 기술 발전이 가져온 큰 변화

1980년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보청기’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이용해 아날로그 앰프를 제어하는 형식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보청기가 더욱 소형화되고 개인의 청력에 맞는 프로그램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편의와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소음 제거 기능, 피드백 제어 기술과 더불어 주파수 채널별로 음량과 압축률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좌우 보청기의 무선 연결은 소음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화 설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무선 연결로 여러 가지 앱을 사용하여 넘어지는 것을 감지하고,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어 건강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동시통역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보청기는 오래전부터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수없이 변화되어왔다. 무겁고 투박한 외형에서 출발해 현재는 작고 가벼운 디자인, 효과적인 기능,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 등으로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청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섬세한 기술개발로 인해 청각적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