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스토어, 행복한 출근길 캠페인
글 한상욱 밀알복지재단 굿윌본부 본부장
이익이 아닌 봉사를, 자선이 아닌 기회를!
굿윌스토어는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선한(Goodwill) 가게다. 처음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발달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는 2011년 송파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26개 지점에서 360여 명의 장애인을 고용하여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 굿윌스토어 밀알도봉점은 개점 10주년을 맞아 장애인 직원 24명에게 10년 장기근속패를 수여했다.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일한다는 것은 장애 여부를 떠나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들은 매 순간 행복했다고, 지금도 출근하는 발걸음이 너무 즐겁다고 말한다. 홀로 딸을 키우며 도봉점에서 10년 근속한 직원 한 명은 “가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직장에 다니는 것이 매우 소중한 일이자, 굿윌스토어를 통해 내 딸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해줄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자선이 아닌 기회다. 그래서 굿윌스토어의 슬로건은 ‘자선이 아닌 기회(Not Charity, but a Chance)’이다.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기회는 자립을 통해 가능하며, 이는 직장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달장애인의 재능에 맞는 일자리 제공
202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10명 중 8명(79.7%)이 미취업 상태라고 한다. 취업 희망자는 많지만,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교육과 일자리가 부족해서 구직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굿윌스토어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희망을 주고 있다.
굿윌스토어 발달장애인들은 기증 물품을 분류하거나 진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데, 규율에 맞춘 반복 작업에 재능이 있을 뿐 아니라 일을 통해 일상생활 훈련이 이뤄진다. 또한 물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만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사회성이 향상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바로 굿윌스토어가 발달장애인에게 있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코로나19로 매장 문을 잠시 닫았을 때 하루빨리 출근해서 직장 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끊임없이 오기도 했다. 지금도 매일 출근 1시간 전에 도착해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보면 굿윌스토어가 직원들에게 행복한 출근길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나눔 방법
굿윌스토어에 기부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아이의 키가 자라서 입지 못하는 옷이나 읽지 않는 책, 새로운 제품을 사서 작동이 잘 되지만 쓰지 않는 가전제품, 이사를 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가구 등을 기부할 수 있다. 우리 집에도 이런 물건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가까운 곳에 있는 굿윌스토어 매장에 전달하거나 온라인(goodwillstore.org)으로 수거 요청을 하면 된다. 그러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기부자는 전달한 물품을 판매가로 환산한 금액만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값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 이렇게 판매된 수익금은 장애인 인건비로 사용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또한 버려지는 자원을 선순환하여 환경도 보호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참여하는 모두가 의미 있는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나눔을 통해 굿윌스토어 장애인 직원들의 출근길에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따뜻한 연말이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