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 도시, 군산
아픈 역사를 더 나은 미래가치로!
전라북도 군산에는 일제강점기에 전주에서 군산까지 닦아놓은 신작로가 ‘전군가도’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군산 시내 월명동과 여객선터미널 부근에는 일본식 가옥과 조선은행 건물, 적산가옥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기도 하다. 이곳은 아픈 역사를 지워버리기보다 그대로 보존하고 기억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글·사진 문화진 여행작가(지체장애)
일본식 사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동국사
군산의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겨진 일본식 사찰이다. 한국식 전통 사찰은 별도의 독립된 건물을 갖추었지만, 이곳은 대웅전과 요사채가 실내 복도로 이어져 있어 특별함을 자아낸다. 또한 화려한 단청이 있는 우리나라 사찰과는 다른 양식을 띠고 있는데, 건물 외벽에 창문을 많이 달았고 아무런 장식이 없다. 이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일본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동국사는 도심에 있어 산속의 사찰보다 접근하기 쉽다. 다만 사찰 입구에 가파른 경사가 약간 있고 사찰 내부에는 자갈과 돌이 깔려 있어서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조금 어렵다. 하지만 사찰 입구에서도 한눈에 전체적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동국사가 일본식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철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 ‘참사문비’라는 특별한 기념비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일본 불교 종단인 조동종 소속 승려들이 모여서 일제의 만행과 자신들의 첨병 역할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참사문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그렇기에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다.
근대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 군산
근대역사박물관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세워졌다. 이 박물관은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물류 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의 근대문화자원을 전시하여 서해물류 유통의 천 년, 세계로 뻗어 가는 ‘국제 무역항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군산은 국내에서 근대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하니 이런 박물관이 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곳은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박물관 관람 후 바닷길을 산책하면 진정한 바닷가 동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양도시인 군산의 근대와 현대를 모두 경험하고 싶은 분들이 방문하시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현대식 건물로 장애인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여행 중 쉬어가기도 좋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말랭이 마을
군산의 신흥동은 1930~40년대 무렵부터 현재의 일본식 가옥(구. 히로쓰가옥) 일대에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살게 되면서 주거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동네이다. 6·25전쟁 시기 피난민들이 지금의 해망동, 신흥동 등지에 터를 잡고 살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당시 바위 위에 판잣집을 다닥다닥 대어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세월이 흘러 초가지붕 가득한 동네가 되었는데, 산비탈을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인 ‘말랭이’에 마을을 형성했다. 그래서 신흥동 일대를 ‘말랭이 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최근에는 인구 유출로 인해 원도심화되면서 말랭이 마을에 빈집들이 생기기도 했다. 이후 마을은 크게 변신을 시도했고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살면서 군산을 대표하는 문화 마을, 군산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마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미술관을 보는 느낌이 든다. 특히 옛 모습들이 담긴 벽화가 대표적인 포토존이다.
군산의 문화중심지인 ‘말랭이 마을’ 벽화 그림
- 동국사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동국사길 16 동국사
이용 요금 : 무료
문의 : 063-462-5366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240
이용시간
(3월~10월) 09:00~18:00
(11월~2월) 09: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 063-454-7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