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두드리다
일터 트렌드

여행 짐 관리원

발달장애인과 고령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개발하다

코로나 시국이 엔데믹 시대로 바뀌고 하늘길이 열리면서 많은 이들이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로써 주춤했던 여행업계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더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공단은 ‘여행 짐 관리원’이라는 여행 관련 직무개발에 나섰고, 취업 취약 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됐다. 지금부터 관련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편집부
*2022 직업영역개발 사업보고서를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육, 칠, 팔, 구 등 짐칸을 배경으로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청록색 캐리어가 있고, 여성이 짐을 확인하는 일러스트 그림
호황 맞은, 여행 짐 배송업계에서 일자리 창출

우리나라는 지난봄 공식적으로 코로나19의 종식 선언을 했지만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여행수요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짐 배송 플랫폼 업체들이 특수를 누렸는데 대표적인 민간업체로는 ‘㈜짐캐리’를 꼽을 수 있다. 이 업체는 2021년 국토교통부와 함께 공항 짐 배송 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한 회사이다. 더불어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이 철도역 짐 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였고 이용실적 2만 건 이상, 소비자 만족도 96%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범사업을 마쳤다.
공단은 이처럼 짐 배송 서비스에 관한 관심이 확대되는 시기인 점과 산업 트렌드에 맞추어 이와 관련한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 여행객들이 짐 없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 짐 관리원’ 직무를 개발했다. 비대면 짐 배송 서비스란 말 그대로 여행객들이 짐 없이 가볍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 서비스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무인보관함 관리와 수하물 운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며, 여행객이 역이나 공항의 무인보관함에 짐을 맡기면 여러 관광거점의 IoT 보관함에서 자신의 짐을 픽업할 수 있다. 짐 없이 홀가분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기에 여행객들의 반응이 좋아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 분야로 손꼽힌다.

취업 취약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발굴

여행 짐 관리원은 장애 인구 중에서도 특히 취업에 취약한 발달장애인과 장년·고령장애인을 고려하여 개발되었다. 지난해 공단에서 조사한 ‘2022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25.5%로 장애인구 고용률 34.3%와 비교했을 때 8.8%p가 낮았고, 전체 인구 고용률 62.7%에 비해서는 37.2%p가 낮았다. 또한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장년·고령장애인은 전체 연령 구간에서 가장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이에 공단은 전체 장애인구 대비 경제활동이 어려운 발달장애인과 장년·고령장애인에게 여행 짐 관리원 직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보다 현실적인 일자리 구축을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하여, 이들이 빠르게 직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무수행 파트너와 함께 근무하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설계했다. 체력에 강점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짐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장년·고령장애인이 길 안내와 수량 체크 등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담당하도록 업무 구성을 짰다. 이후 공단은 대구지역본부 취업지원부의 협조로 직무분석을 진행하고 위에서 소개한 짐 배송 플랫폼 업체인 ㈜짐캐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발달장애인과 장년장애인, 취업에 성공하다

사실 ㈜짐캐리는 기존에 장애인을 고용한 이력이 없는 업체로서 장애인고용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공단은 여러 차례 업체로 제안서를 보내며 적극으로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부산, 대구, 제주도 지역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짐캐리는 우선 대구지역의 지하철 무인보관함 관리 직무부터 장애인을 시범 고용하기로 했다.
공단은 대구지역의 채용 면접을 통해 지적장애인 1명과 자폐성 장애인 1명, 총 2명을 선발하여 훈련복을 지급,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 달간 직무를 수행한 두 사람 중 한 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공단은 무인보관함 관리 직무의 팀 매니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년장애인 채용을 업체에 추천했고, ㈜짐캐리도 이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장애인 인턴제1)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때마침 ㈜짐캐리는 사업 확장을 위해 제주지역을 거점으로 배송 업무를 확대하고 있었는데 해당 직무에 운전과 배송업무 수행이 가능한 장년(지체)장애인 채용을 바랐다. 공단은 제주지사의 협조를 통해 짐 배송 직무의 채용 면접을 진행하고, 1명의 장년(지체)장애인이 선정했으며, 이 장애인 역시 인턴직을 훌륭히 수행하고 최종 채용되었다.
공단은 앞으로도 신규 분야에 더 많은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며, 기업에는 장애인고용 컨설팅을 통해 장애인고용에 관한 선입견을 없애고, 장애인에게는 직무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1) 장애인 인턴제란 고용이 현저히 어려운 미취업 중증장애인과 장년장애인을 대상으로 인턴 근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무능력을 향상하고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