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두드리다
일터 트렌드

향기디자이너

맞춤형 화장품 업계의 진출을 목표하다

코로나19가 해제되고 비대면이던 일상이 회복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가 다시금 증가하고 있다. 그중 방향용 제품류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향수의 인기가 가장 높다. 이에 공단에서는 ‘향기디자이너’라는 직군을 개발하여 고객 맞춤형으로 향기를 배합하고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했다. 이번 호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향기디자이너 직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부
*2021 직업영역개발 사업보고서를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여러 개의 갈색 공병이 놓여져 있고, 여성의 손이 투명 공병에 향료를 배합하는 사진
시각장애인들의 새로운 직업훈련 욕구 발견

MZ세대는 소비자 중 핵심 소비 계층으로 자신의 취향에 꼭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에 호감을 보이며 경험을 중시하기에 새로운 제품에도 거부감이 덜하다. 이러한 성향은 화장품 시장에도 반영되면서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제작 방식도 그에 맞춰 변해가고 있다. 국내의 맞춤형 화장품은 물론 향수 등의 방향용 제품류의 생산실적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공단은 이러한 맞춤형 화장품 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여성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개발에 나섰다. 먼저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들여다보면 여성의 고용률은 22.7%로 남성 고용률(43.8%)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전체 인구 고용률에서도 여성이 50.8%로 남성(69.9)에 비해 낮다. 한국개발연구원(’21)의 연구를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이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대면서비스업(교육, 숙박·음식점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공단은 맞춤형 화장품 업계에서 고용률이 낮은 여성 시각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직군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간 공단을 통해 취업한 시각장애인 직종 1위는 보건·의료분야의 안마사가 가장 많다. 취업한 전체 장애인의 64.6%가 시각장애인 취업 직종인 안마사에 편중된 편이다. 그러나 장애인실태조사를 기반으로 시각장애인의 직업훈련 욕구를 살펴보면 전체의 24.5%가 제시된 분야가 아닌 ‘이외의 서비스 분야’를 1순위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공단은 여성 시각장애인들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직업훈련 욕구를 알게 되었고, 화장품 업계로의 직군 개발에 적극 나섰다.

여성 시각장애인이 더 선호하는 직군 개발

화장품산업은 일상생활 속 직접 써보고 경험하는 중시하므로 관련 업계에 여성들의 진출이 많은 편이다. 2021년 2분기 기준 화장품산업 분야의 여성 종사자 비율(56.7)이 남성(43.3%)에 비해 높으며 신규 일자리에서도 여성 종사자 비율(72.3%)이 남성보다 많다. 더불어, 여러 연구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후각 등 타 감각이 발달했다는 것도 익히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타 감각 발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사실이기도 하다. 공단은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에서 실시한 테스트 중 ‘시각장애인 향수 제작 전시회’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이 현재까지 조향활동을 하고 있다는 데에서 향기디자이너 직무의 희망을 한번 더 확인하고 고용모델을 추진했다.
시각장애인들이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격을 갖춘 ‘조제관리사(조향 관련 국가자격증)’가 매장에 배치되어야 하는데, 2020년부터 조제관리사와 ‘향기심리사’ 등의 자격시험이 국가공인으로 신설돼 시행하고 있다. 이는 맞춤형 화장품 일종인 향기 제품을 제작하는 ‘향기디자이너’가 전문 인력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읽을 수 있다.
이에 공단은 시각장애인이 향기디자이너로 기업 안에서 하나의 직무로 인식되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시범사업을 빠르게 진행하였다.

향기디자이너, 향후 진출 분야 확대 가능성

공단은 조향산업에 대한 전망과 실제 운영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사업주의 면담하고, 업계의 산업 전망과 시범사업 진행 시의 유의사항 등의 의견을 나눴다. 실제 사업 담당자들은 향기 제작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조향체험을 해보는 역량강화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이를 통해 조향사업 추진에 필요한 체험 공간 및 재료, 수업 시간의 적정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이후 향기디자이너 직군의 저변 확대를 위한 자격증 취득 교육 과정을 개설했으며, 향을 직접 배합하고 체험하도록 실습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론교육은 ‘맞춤형 화장품조제관리사’ 시험과목을 중심으로 해당 자격증 획득을 목표했고, 실습교육은 맞춤형 화장품 제조와 ‘향기심리사2급’ 교육과정 등으로 짰다. 또한, 전문강사를 통해 천연 향유 특성 및 조향, 향을 통한 심리 상담 등으로 구성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참여자는 모두 4명으로 여성 시각장애인이었다. 사업 담당자들은 조향체험의 환경조성이 가능한 기업에 이들의 일자리를 제안했다. 사내카페, 헬스키퍼실 등 휴게공간에 향기 제품을 비치하거나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관심있는 기업 등에 이들을 추천했다. 이중 향기디자이너 직무로 장애인고용 확대에 관심을 보인 사업체에 직접 방문해 직무 실현 가능 방안에 대한 고용컨설팅을 실시했다. 해당 사업체 소재지의 향기 산업 동향 등 시장조사를 했는데, 고용으로는 아쉽게도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수료생 전원이 민간 자격증인 ‘향기심리사 2급’을 획득하여 향후 관련 분야로의 진출(동료 상담, 향기심리 강사 등)이 가능해졌으며 사회공헌 활동으로 학교, 복지관, 요양시설 등에서 프로그램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