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공감

‘펫튜브’로 계속
힐링 받으려면?

글. 김엘진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동물 유튜브 채널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동물 학대, 과도한 상업화, 정보 왜곡, 그리고 불법 복제까지 여러 논란도 존재한다.
이러한 논란은 단순히 동물 유튜버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도 뭔가 해야 하는 걸까?

  • 동물 콘텐츠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 푸바오 영상

    동물 콘텐츠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 푸바오 영상

  • 반려견 복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SBS 뉴스

    반려견 복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SBS 뉴스

  • 동물채널, 스트레스 줄여준다

  • 동물이 주인공인 유튜브 채널(일명 ‘펫튜브’)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중국으로 떠난 판다 푸바오 열풍은 동물 콘텐츠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푸바오가 사육사와 함께 팔짱을 끼고 있는 숏폼은 6월 기준 2,607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아직 논란이 진행 중인 강형욱 강아지 훈련사의 채널의 구독자는 210만 명으로 그의 최근 해명 영상은 631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행동학 수의사 설채현 채널의 구독자도 27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 사람들은 왜 동물 콘텐츠에 열광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영상이 실제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 리즈대학교는 2020년 ‘What are the health benefits of watching cute animals?(귀여운 동물 감상은 건강에 어떤 이점이 있나?)’ 라는 제목으로 동물 영상 시청이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동물 영상을 시청한 사람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최대 50%까지 감소했으며, 불안감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즈대학교의 발표와 비슷한 연구 결과는 국내외 여러 곳에서 더 찾아볼 수 있다.

  • 인기만큼 많아지는 논란들

  • 어떤 콘텐츠나 마찬가지겠지만 인기가 높아지고 수요가 늘어나면, 자극적인 콘텐츠의 양도 많아지고, 자연히 논란도 생겨난다.
    그 중에서도 2020년 있었던 ‘갑수목장’ 학대 논란이 대표적이었다. 수의대 학생이었던 갑수목장 운영자는 더 자극적인 촬영을 위해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등을 수차례 학대하고 방치했다. 이 사건이 밝혀진 후 결국 채널은 폐쇄됐다.
    올해 1월에는 한 유튜버가 죽은 강아지를 복제해 논란이 일었다. 이 유튜버는 죽은 강아지의 DNA를 클론 제작 회사에 맡겨 2마리의 복제견이 태어났으며, 그 중 한 마리는 지인에게 분양할 거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동물 복제는 동물을 상품으로 여기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강화하고, 동물의 생명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불어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 학대 가능성, 복제 동물의 건강 문제, 복제 기술의 남용성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도 따라온다. 이 사건을 접한 동물자유연대는 복제 업체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으나 경찰은 지난 6월 13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편 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국 만 19~64세 1,000명을 대상으로 동물복제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0.1%는 ‘반려동물 복제에 대해 윤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에는 여행 유튜버의 오프리쉬와 이로 인한 반려견 실종 사건이 논란이 됐다. 이 유튜버는 반려견의 목줄을 하지 않는 영상으로 여러 차례 구독자의 지적을 받았으나 끝까지 목줄을 사용하지 않았고 결국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며 찾아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결국 9일만에 반려견은 찾았지만 오프리쉬 견주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그 외에도 동물의 행동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영상, 야생 동물에 무분별하게 접근하는 영상, 동물을 경솔하게 입양 후 유기하는 영상, 특정 동물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전하는 영상 등 동물 영상에 대한 여러 논란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즐거움이 되려면

  • 동물 유튜브 채널을 둘러싼 논란들은 단순히 동물 유튜버들의 윤리적 문제로 치부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동물 인식과 콘텐츠 소비 방식에 대한 근본적 문제점의 존재를 지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귀여운 동물 영상을 보다가 깊은 고민 없이 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선택이다. 특정 종이 트렌드가 되는 현상 역시 대부분은 우리로 인해 벌어지는 일이다. 트렌드가 된 특정 종은 보통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유기되는 동물에 포함된다. 펫튜브가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즐거움과 교감을 주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 강화, 플랫폼 책임 강화 등의 시스템 적인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시청자의 윤리적인 소비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동물 학대 의혹 채널의 시청을 자제하고, 동물 유튜브 채널을 선택할 때 윤리적 기준을 고려하며, 동물 유튜브 수익 창출 방식에 대해 더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구독자가 없는 채널은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다.

    “즐거움과 교감을 주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 강화,
    플랫폼 책임 강화 등의 시스템 적인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시청자의 윤리적인 소비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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