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여행

봄의 매력이 한가득
석촌호수 & 서울스카이

글, 사진. 하석미
저신장장애인으로 한국장애인힐링여행센터 대표이자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잠실에는 휠체어 사용자도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를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그중 석촌호수를 최고로 꼽는데, 쉼터와 녹지를 조성해 그늘이 많아 누구나 데이트하기에 좋은 장소다. 그리고 서울을 360도로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대한민국의 찬란한 역사와 역동적인 현대문화를 함축하고 있다

  • 벚꽃의 아름다움 누리는 석촌호수

  • 전국 벚꽃 명소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는 잠실 석촌호수가 아닐까 싶다. 2.5km의 너른 호수 주변을 따라 왕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석촌호수는 본래 송파 나루터가 있었던 송파강을 메워 잠실도를 육속화할 때 메우지 않고 남겨 1978년 6월 28일에 완공되었다. 석촌호수는 송파대로의 잠실 호수교를 기준으로 서호(西湖)와 동호(東湖)로 나뉜다.
    나는 잠실역 1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석촌호수 방향으로 이동해 건널목을 건너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서호 쪽을 먼저 봤다. 문화실험공간 호수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 넓은 호숫가를 편안하게 거닐기 위해 그곳에 들른 뒤 산책을 시작했다. 벚꽃 사이로 숨어 있는 동화 속 놀이공원 롯데월드도 보인다. 키가 작은 데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나는 자이로드롭을 탈 수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함성이 절로 나온다. 햇빛이 쨍하게 비치는 날에도 벚꽃 길은 그늘이라 눈이 부시지 않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호수 위에 떨어진 벚꽃잎들은 마치 컨페티(특별한 행사에 쓰이는 색종이 조각)를 뿌려 놓은 것만 같다.

    • 석촌호수 서호
    • 석촌호수의 벗꽃

    석촌호수 서호(왼쪽)와 동호(오른쪽)에서 바라본 풍경

    석촌호수 서호(위쪽)와 동호(아래쪽)에서 바라본 풍경

  • 낭만적인 시간이 함께하는 벚꽃 길

  • 매년 같은 자리에 같은 꽃을 피워도 해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자연의 힘은 매우 놀랍다. 조금 거닐다 보면 수변 무대가 나온다. 무대는 산책로에서 이어져 나무 덱으로 구분되어 있을 뿐 턱이 전혀 없어 휠체어 사용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 맞은편으로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가 아찔한 높이를 자랑한다. 호수 위 유유자적 떠다니는 문보트는 롯데월드에서만 탑승할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두 호수를 잇는 터널이 나오는데, 여러 벽화와 사진들 사이로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 있어 길목에서 쉬어 가기 좋다. 동호에도 서호와 마찬가지로 곳곳에 쉴 수 있는 공간들과 수변 무대가 있다. 여기에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과 우정의 소망을 담는 자물쇠를 채우는 트리도 있다. 이 외에도 송파관광정보센터와 사랑의 우체통이자 포토존,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까지. 평소에 그냥 지나쳤을 법한 풍경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다. 봄을 만끽하며 호수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들도 눈에 띈다.
    서호와 동호의 매력은 다르다. 동호는 호수 자체를 바라보기 좋은 풍경과 자연 그대로를 만날 수 있다면, 서호는 롯데월드 뷰가 보여 사진 찍기 좋고, 휠체어로 산책하기 좋아 휠체어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 싶다.

  • 서울의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 롯데월드타워는 한국의 최고층 건물로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2024년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500m 상공에서 내려다볼 때의 아찔한 긴장감은 직접 느껴 봐야만 알 수 있다. 건물은 한국의 전통 도자기와 붓을 형상화했으며, 외벽에 LED 조명을 깔아 때에 따라 다양한 쇼를 관람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가기 위해서는 예매를 하거나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주말에는 예매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관람을 시작할 때 휠체어 사용자는 직원이 다른 통로로 안내해 준다. 보행이 가능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경사로를 따라 가면 지하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 지하 1층 대기 공간에서는 한국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 한국의 자부심을 보여 주는 다양한 연출들을 만날 수 있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로 가는 복도를 따라 이어진 천장에는 우리나라 궁의 단청을 미디어로 표현해 놨는데 정말 아름답다. 아름다운 길목에 사람들이 쭉 서 있다. 고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는 누구나 줄을 서야 한다.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 휠체어에 낮게 앉아서 몇십 분을 있다 보면 조금 힘들기도 하다. 그렇게 한참을 참고 엘리베이터에 타면 입장 층인 117층까지 단 1분 만에 도착한다.

    • 궁의 단청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궁의 단청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 놓칠 수 없는 도심의 화려한 야경

    • 도착한 입장 층에서는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영상쇼를 볼 수 있다. 영상이 종료되면 화면이 열린다. 타원 모형의 포토존에는 휠체어 사용자도 접근 가능하도록 옆에 경사로가 놓여 있다. 한층 더 올라가면 118층에서는 유리 바닥 아래로 벚꽃이 만개한 석촌호수와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심장이 약하거나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삼가야 한다.
      서울스카이에서는 서울 도심의 햇살과 일몰, 야경까지 논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워서 저녁에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360도 전체가 통유리로 이루어져 있어 풍경을 즐기기 좋으나 망원경은 휠체어 사용자는 물론 키가 작은 아이들에게는 너무 높아 직접 이용해 볼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할 때 황금빛 노을이 내려앉은 풍경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 준다. 자연의 조명과 인공조명이 만나 하루 중 가장 아름다운 때가 아닐까 싶다. 이 풍경을 담기 위해서 연신 셔터를 누르지만 밤에는 실내조명 때문에 유리창에 빛이 반사되어 사진을 건지기가 쉽지가 않다. 한 가지 방법을 공유하자면 유리에 카메라 렌즈를 밀착시키고 주변부를 감싸면 멋진 야경사진이 나온다. 모든 관람이 끝났을 때 직원에게 말하면 내려올 때는 휠체어 사용자가 미리 탑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게 낭만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된다.

    • 휠체어 사용자도 유리 바닥 위를 즐길 수 있다.

      휠체어 사용자도 유리 바닥 위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아이콘 석촌호수 및 서울스카이 여행 준비

    석촌호수
    • • 가는 길 : 잠실역 하차 후 1번 출구 쪽에서 이동
    • • 화장실 : 장애인 전용 화장실 있음
      • 서호 : 관리사무실 주차장 쪽 공중화장실(경사로) 문화실험공간 호수 건물
      • 동호 : J 레스토랑 근처 화장실
    서울스카이(롯데월드타워 전망대)
    • • 가는 길 : 잠실역 하차 후 롯데몰 쪽 B1 연결
    • • 관람 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11시(현장 매표소는 오전 10시 20분에 엶)
    • • 전망대 입장료 : 장애인 성인우대 2만1,700원 본인 및 동반1인 중복할인 적용 안 됨.
      * 휠체어 이용인은 별도의 동선으로 안내받음.
    • • 화장실 : 장애인 전용 화장실 지하 1층 로비 층, 117층
    추가 정보
    • • 송파문화관광 누리집 : songpa.go.kr/culture
    • • 주차 시설 :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있음
      • 서호 : 석촌호수 건너 너구리 상 쪽 주차장 2대,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6대, 관리사무실 주차장 2대
      • 동호 : 건너편 KT 송파지사, 롯데월드 몰 앞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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