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여행

휠체어로 떠나는 힐링 여행
겨울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국립농업박물관

글/사진. 하석미
저신장장애인으로 한국장애인힐링여행센터 대표이자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12월,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은 자연과 농업의 따뜻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포근한 쉼터로 우리를 초대한다. 농업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인 국립농업박물관은 우리나라 농업의 가치와 잠재력을 널리 알리고, 모든 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특별한 휴식과 배움을 선사한다.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

  • 푸른 하늘 아래 장승이 맞이하는 특별한 여정

  •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솟은 장승들이 방문객을 반기는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입구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특별한 첫인상을 남긴다. 잔디밭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물들며 자연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불편함 없이 접근할 수 있어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농업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의 시작점이다.

  • 기다림의 미학

  • ‘장(醬) 문화’ 기획전에서 특히 볼만한 것은 ‘기다림의 맛, 시간’이다. 한국의 대표 발효 음식인 간장·된장·고추장이 지닌 깊은 시간과 정성을 담아낸 이 전시는, 발효 음식이 단순한 조리 과정을 넘어 우리 삶의 일부분임을 느끼게 해줬다. 전시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옹기 속 곰팡이 포자를 예술로 승화시켜 생명의 시작과 성장을 알리는 곰팡이 포자의 작품이다. 포자라는 미세한 생명체가 항아리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온도, 습도, 빛에 따라 자라나는 다양한 모습의 포자의 중요성에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었다.

  • 편리한 농업관 1·2

  • 농업관은 현대 기술이 만나는 농업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감나무와 농기계가 전시된 공간은 전통 농업의 풍경을 재현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다. 반면, 최첨단 딸기 수확 로봇은 딸기의 색깔, 크기, 모양을 파악해 잘 익은 것만을 선택해 수확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농업의 자동화와 정밀한 수확 기술을 상징하며 미래 농업의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도 했다. 특히 전통적인 농경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우경 쟁기 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방문한 아이들에게 옛날 농사 방식의 재미를 직접 경험하게 했다. 또한 휠체어를 사용해도 직접 체험과 관람할 수 있도록 넓은 통로와 배치가 잘 마련되어 있어 더욱 편리했다.

  • 도심 속 작은 열대 정글,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식물관

    • 식물관으로 들어서면 여러 기후대에서 자라는 과수 등의 식물이 있었다. 빽빽한 초록 잎사귀와 곳곳에 자리한 화려한 꽃들이 이곳을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유리 지붕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 아래, 바나나 나무와 파파야 나무가 높이 자라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안개 분무로 촉촉한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는 휠체어 사용인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데크로 길이 만들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데크로의 끝에 자리한 곤충관에서는 아이들과 어른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나비의 날갯짓과 사슴벌레의 움직임은 자연의 섬세한 조화를 경험하게 하며, 작은 생물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주는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 국립농업박물관 식물관

      국립농업박물관 식물관

  • 농업과 식문화를 만나는 체험 공간,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교육동

  • 교육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농업과 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식문화관에서는 예전 조상들의 식생활과 현대의 식문화를 비교하며, 농업이 우리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어 있는지 체험할 수 있다. 식문화관에는 냉장고 속에 넣을 수 있는 식재료와 넣으면 안 되는 식재료를 터치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상호작용하며 식재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배울 수도 있었다. 이 외에도, 조상들이 곡식을 어떻게 먹었고,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는 전시물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마련되어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농업관

    국립농업박물관 농업관

  • 자연 속에서 만나는 계절의 아름다움,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외부 전시장

  •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의 외부 전시장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농업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작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농업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전시장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농업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지만, 일부 경사진 길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의 풍경 속에서 사색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쉼터다.

  •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에서 맞이하는 겨울 이야기

  •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돋보이는 국립농업박물관은 교통약자를 위해 급속 충전기와 수동휠체어 대여 서비스, 점자 안내지도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누구나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공간은 겨울에도 따뜻한 환대와 자연의 신비로움을 전해주며, 우리의 전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추운 겨울날, 국립농업박물관에서 12월의 특별한 순간을 함께하며, 농업과 자연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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