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안내서
인천지사 취업지원부 이지우 과장과
박창규 대리가 함께한 썬캐처 만들기
반짝반짝 햇살처럼
빛나는 하루를 만들다
글. 백미희
사진. 황지현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지만 함께할 때 시너지를 발휘하는 인천지사 취업지원부의 두 사람이 썬캐처*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각자 다른 색의 유리를 이어 붙여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성되는 썬캐처가 두 사람을 닮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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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태양 빛의 기운을 집 안으로 불러오기 위해 사용하던 아이템에서 유래했다.
유리에 머금은 햇빛을 사방으로 퍼지게 하여 집 안에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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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의지가 되는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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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 비가 길게 이어지던 어느 날, 인천지사 취업지원부의 이지우 과장, 박창규 대리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문래동의 메종드베르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을 찾았다. 우산을 접으며 공방에 들어서는 그들에게는 기대감과 약간의 긴장감이 엿보였다.
“오늘 썬캐처를 만드는 만큼 해가 좀 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원데이 클래스는 처음인데, 손재주가 있는 편이 아니라 좀 걱정되네요.” 직원 체험을 권한 것은 이지우 과장. 박창규 대리는 선배의 권유에 무엇을 만드는지도 모르고 일단 따라나섰다. “사실 만들기에 자신 있는 편은 아닌데, 이지우 과장님을 믿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함께 근무한 지 곧 1년이 되는데, 1주년이랄까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이지우 과장이 인천지사로 발령받은 지난 3월의 일이었다. 먼저 취업지원부에 근무하던 박창규 대리는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입 직원이었다고.
“당시 저는 4년 반 동안 본사 생활을 마치고 지사 근무를 처음 시작하는 시기였어요. 처음으로 익숙했던 공간에서 벗어나면서 아무래도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죠. 그때 박창규 대리가 취업지원부의 막내였는데, 편하고 재미있는 성격 덕분에 부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았어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질문도 하면서 의지했죠.” 이지우 과장에게 박창규 대리가 재미있는 동생이자 의지할 수 있는 후배라면, 박창규 대리는 이지우 과장을 직장생활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 “당시에 이지우 과장님은 5년 차 선배님이었어요. 그래도 본사 소통협력실 근무와 지사 근무에는 차이가 있을 텐데, 빠른 속도로 적응하시더라고요. 취업알선 업무는 물론이고 담당하고 계신 볼륨이 큰 사업을 책임감 있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는 ‘과장님처럼 능숙하게 업무를 소화하는 직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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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조각이었던 색유리가 여러 과정을 거쳐 반짝이는 썬캐처로 완성되었다.
취업지원부의 직원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각자의 특성과 매력을 가진 직원들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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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가지고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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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은 먼저 썬캐처 디자인을 고른다.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지우 과장은 한눈에 마음에 든 ‘비행기’ 모양을, 박창규 대리는 귀여워 보이는 ‘곰돌이’ 모양을 골랐다. 디자인에 맞는 색유리를 선택하고, 신중히 고른 유리에 도안 모양을 따라 그리고 잘라 준다. “생각보다 어려운데요?” 유리는 잘릴 때 직선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유리 끝에서 자르기 시작해야 하며 칼끝의 동그란 휠이 돌아가지 않게 손가락으로 고정해 힘을 주어야 한다. 직선보다는 곡선이 자르기 어려워서 곰돌이 모양을 선택한 박창규 대리는 진땀을 흘린다. “이런 만들기를 할 때는 곡선보다는 직선이 쉬운 것 같더라고.” 머리를 써서 직선 위주의 비행기 모양을 고른 이지우 과장은 고전하는 박창규 대리를 보며 웃음을 짓는다. “생각보다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네요. 방심하다가 제가 고른 유리를 망칠까 걱정도 되고, 막상 시작하니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커지는 게 업무에 임할 때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지우 과장은 취업지원부에서 미추홀구와 동구의 취업알선과 함께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을 담당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이 아무 준비 없이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없잖아요. 입사 전과 후 업무 적응을 위해 직무지도원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요. 업무 적응은 물론이고 출퇴근까지도 지원하며, 실제 근무 과정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박창규 대리는 남동구의 취업알선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이나 차상위계층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출퇴근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월 7만 원까지 지원금을 계좌로 지급하는데, 사용내역을 확인하고 기한 내에 지급해야 하는 업무로, 꼼꼼한 자세가 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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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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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를 자른 뒤에는 연마 작업을 거치고, 이후 납땜을 위해 연마한 테두리에 동 테이프를 감아 준다. 테이프를 감은 부분에 은색 납이 올라가기 때문에 균일하게 테이프를 감아 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런데 곡선 모양의 유리를 자르느라 고전했던 박창규 대리가 또 한 번 위기를 마주했다. 테이프 모양이 자꾸 삐뚤빼뚤하게 감아지는 것. 결국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겨우 테이프 작업을 완성했다.
반면, 이지우 과장은 경험자처럼 능숙한 손길로 테이프를 감는다. “둘 다 만들기는 처음인데 과장님은 테이프 작업이 능숙하시네요. 왜 여기서 연륜의 차이가 느껴질까요?”라며 웃어 보이는 박창규 대리. 이후에는 납땜을 하며 유리조각을 이어 준다. 이때쯤 되면 썬캐처의 외관은 거의 완성된다.
“손재주가 없어서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특히 납땜 작업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업무 중에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인데, 앞으로 동료들과 함께 이런 활동을 종종 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기쁜 마음을 전하는 이지우 과장. 그리고 그는 장애인 취업지원이 힘든 것 이상의 보람을 느끼는 업무라고 덧붙인다.박창규 대리도 완성된 썬캐처를 보며 “처음 시작할 때는 유리 자르기도 어렵고 동 테이프를 감는 것도 어색해서 헤맸는데, 이렇게 예쁘게 완성되었네요”라고 소감을 전한다.
각자의 조각이었던 색유리가 여러 과정을 거쳐 반짝이는 썬캐처로 완성되었다. 취업지원부의 직원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각자의 특성과 매력을 가진 직원들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 처음에는 손재주가 없는 것을 걱정하던 두 사람도 아름답게 완성된 썬캐처를 보고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각자 잘 보이는 공간에 썬캐처를 걸어 두고 힐링하겠다는 두 사람. 따뜻한 햇빛이 색유리를 투과하면서 아름다운 색감을 만들어낼 때마다, 따사로운 햇살처럼 서로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어주는 동료가 기억날 듯하다. -
인천지사 취업지원부의
반짝이는 내일을 만드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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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과장
인천지사에 와서 처음 담당한 지적장애인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지 못해 고민할 때 요양보호사를 추천해 드렸죠. 이후 근무하는 기관에 잘 적응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사례를 마주할 때마다 일하는 즐거움이 쌓여 나가는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인천지사 취업지원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직무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환경, AI 등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신규 직무를 발굴해 더 많은 장애인이 삶의 안정을 찾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집에 썬캐처를 걸어 두고 그 기운을 얻어 더 열심히 업무에 매진할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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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대리
곰돌이 썬캐처가 제 예상보다 멋지게 완성됐어요. 사무실에 두고 보면서 동료들에게도 밝은 기운이 전해지면 좋겠어요. 취업지원부에 근무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업무에 대한 사명감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본래 계획적인 성향에 더해, 사람을 상대하며 임기응변 실력이 늘어나면서 차츰 업무에 대한 열정도 커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취업이 어려워서 오랫동안 고민하던 분들에게 잘 맞는 일자리를 소개해 드리고, 그분들의 삶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면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보람을 느끼죠. 앞으로도 더 성장하는 직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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