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공감
미디어는 연애를 싣고
글. 임산하
영상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가 뜨거운데,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그 구심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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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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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사랑 이야기라고 했던가. 수많은 소설, 영화, 음악에는 늘 사랑이 담겨 있고, 연애는 언제나 많은 이의 관심사로 꼽힌다. 스몰토크에서도 연애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연애=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비약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연애≠사랑’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사랑에 이끌릴 때 연애 감정을 느끼고, 연애 감정을 느낄 때 사랑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물론 ‘연애 감정’이라는 단어 이면에는 ‘유성애적 사랑’이 감춰져 있는데, 다양하게 쏟아지는 프로그램들도 모두 이를 기반으로 한다.
넷플릭스, 티빙 등의 OTT로 미디어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계속해서 여러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직접 본 적이 없더라도 <솔로지옥>, <환승연애> 등은 들어봤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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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연애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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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넷플릭스에 시즌 3를 공개하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 <솔로지옥>은 올해 시즌 4로 새롭게 돌아올 것을 알렸다.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의 시즌 3는 계속해서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공개 첫 주 기준으로 티빙 유료 가입 기여자수 역대 1위를 차지한 데다 공개 6주차 기준 총 시청 시간이 시즌 2 대비 25% 증가했을 정도다.
ENA·SBS Plus의 <나는 솔로>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솔로지옥>과 <환승연애>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외모의 인물’들이 등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2021년에 방영된 1기 이후 최근 19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증명한다.
이 외에도 <돌싱글즈>, <하트시그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아마 이 프로그램들을 단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단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안 본 사람’도 프로그램에 등장한 출연자의 이름 하나쯤은, 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쯤은 알 수밖에 없을 것이다. SNS를 통해 숏폼으로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SNS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기에 피하려야 피할 수 없었을 정도. <솔로지옥3>의 헬기 장면, <환승연애3>의 사탕 장면 등은 단어로만 말했음에도 누구나 그 영상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말하면 숏폼으로 계속해서 공유될 만큼 이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대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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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넘어서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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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된다. 큰 테마는 다르지만, 출연자들은 최종 선택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고,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마음에 주목한다. 종영 후에는 ‘현커(현실 커플)’가 되었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됨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할 테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안에 ‘연애’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승연애>의 이진주 PD는 영화 전문 주간지 <씨네21>에서 “연애 리얼리티 방송에는 단순히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경쟁심이나 질투, 권력 다툼도 있다. 연애를 소재로 어떤 환경에 놓인 사람을 관찰하는 심리 실험 같은 성격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관찰 예능의 형식을 띠기 때문에 시청자는 전지적으로 이들을 바라보게 되고, 날것의 심리를 파악하는 즐거움을 얻는다. 늘 궁금증인 ‘타인의 마음’이 화면에 그대로 송출되고, 그것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며 퍼즐을 맞추듯 보게 되는 것이 이 프로그램들의 매력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편집본’이고, 방송이 출연자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문제는 늘 따라온다.
한편, 연애 프로그램이 이성애를 중심으로 하며 성역할이 강조된다는 점도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 물론 웨이브 오리지널 프로그램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 <남의연애>가 시즌 2까지 방영했다는 것이 변화의 신호일지도 모르지만, 다채로운 세상 속 우리 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앞으로 연애 프로그램들에 즐거운 변화가 이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