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는 세상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의료 현장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속 숨은 일꾼들
글. 임채홍
사진. 황지현
영상. 신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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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한강성심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난 한림대학교의료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병원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장애인 근로자들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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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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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의료원은 2023년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업을 통해 장애인 직접고용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3년 12월 상시근로자수 대비 장애인 고용률 2% 이상을 유지 중이다. 유정한 한림대의료원 인사담당자는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장애인 직접고용을 이제 막 시작한 상태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조언과 동종업계의 사례를 참고하여 장애인 근로자들이 할 수 있는 직무가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습니다.”라며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수행하고 있는 장애인고용을 안착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장애인 고용인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이하 동탄성심병원) 장애인 근로자들은 중환자실·중앙공급실·영상의학과·약제팀·물리치료팀·검진센터·사회사업팀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서 활약 중이다. 이렇게 장애인 근로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건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도왔기 때문이라고. “당시 병원장님이 직접 장애인 근로자 모두에게 임용장 수여와 입사 축하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직원들도 장애인 근로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입사 후에도 면담을 통해 개선 방안을 소통하며 서로 맞춰나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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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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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동탄성심병원에 18명의 첫 장애인 근로자가 입사했다. 약제팀 박봉실 씨는 처음 입사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다른 직장에서도 근무를 했었지만,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은 처음이라 많은 것이 낯설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박봉실 씨는 항암제 조제를 보조하고, 원외처방전을 대체조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전에 제약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 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병원에서 일해보니 복잡한 전산 프로그램도 많고 여러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도 필요해서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처음엔 실수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보고 해결하는 그녀의 성격 덕분에 이제는 능숙하게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업무 외적으로도 대화를
많이 할 정도로 긍정적이고 밝게 변했어요.
이렇게 좋은 동료 직원들과 함께하다 보니
앞으로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습니다.”사회사업팀 박민철 씨는 박봉실 씨와 입사 동기로 전국 지자체에서 오는 의료비 지원에 대한 공문서를 접수하고 관리하고 있다. 뇌병변장애를 지닌 그는 동탄성심병원에 재직하며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어렵기도 했지만,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업무를 해냈을 때 뿌듯한 기분을 느꼈어요. 이전 직장에선 출근해서 인사 말고는 일만 할 정도로 무뚝뚝했는데 지금은 사무실에서 업무 외적으로도 대화를 많이 할 정도로 긍정적이고 밝게 변했어요. 이렇게 좋은 동료 직원들과 함께하다 보니 앞으로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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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속에서 느끼는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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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일한다는 건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이겨내고 업무를 해냈을 땐 보람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박봉실 씨는 “암 투병 환자에게 항암 치료는 완치와 생명 연장을 할 수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중요한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고 보람찹니다.”라며 맡은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박민철 씨는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있었던 걷기 대회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별도의 참여 요청은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행사를 돕기 위해 주말에 나올 정도로 진심이었다고. “병원 근처에 있는 구봉산 정상에 올랐는데 이때 동료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무엇보다 사회사업팀의 일원으로서 행사에 참여한 게 뿌듯하고 기억에 남아요.”
맡은 일에 열정을 갖고 일하다 보니 어느새 동료 직원들과 친해진 두 사람. 박봉실 씨는 이제 출근이 재밌을 정도라고 한다. “업무도 익숙해지고 출근해서 동료 직원들과 즐겁게 일을 하고 있으면 일주일이 빨리 갑니다. 특히 입사 동기들과 가끔 저녁 모임을 갖기도 하는데 이런 소소한 일상이 저에게 힘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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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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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철 씨는 사회사업팀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의료비 지원과 관련된 정보를 자주 접하다 보니 의료계 취약 계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앞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따고 꾸준히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다른 일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박봉실 씨. 그녀는 “동탄성심병원 첫 장애인 근로자로서 제가 잘 해야 다음에 더 많은 분들이 입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항상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일을 하면서 꾸준히 자기 계발을 병행해 앞으로 다른 일에도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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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사회를 나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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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의료원은 자선진료나 사회복지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1975년 성심자선병원을 시작으로 홀트아동복지회 아동 무료진료, 서울 라파엘의 집 장애아동 자선진료, 여주 라파엘의 집 대지 기증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선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2023년부터 시작한 장애인 근로자 고용은 한림대의료원 안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성훈 동탄성심병원 인사담당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높은 책임감과 성실함은 다른 직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열정은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하는 사회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가진 이들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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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업무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동탄성심병원으로 오기 전에 1년 정도 일을 쉬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업무에도 적응하며 소속감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항암제 조제 보조라는,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치료 과정에 참여한다는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동료 직원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틈틈이 자기 계발을 해서 다른 업무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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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업무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동료 직원들 덕분에 긍정적으로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사업팀 부서의 직원 한 명으로서 업무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동탄성심병원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다행이고, 앞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이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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