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여행
휠체어로 떠나는 동굴 여행
광명동굴의 신비와 매력
글, 사진. 하석미
저신장장애인으로 한국장애인힐링여행센터 대표이자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절정에 달할 때면 시원한 휴식과 모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찾게 된다. 광명동굴은 자연의 서늘함과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여행지이자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완벽한 피서지다. 과거 금광의 흔적을 따라 탐험하며, 예술과 역사, 자연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광명동굴로 떠나보자.
-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여행”
-
‘동굴’하면 휠체어 사용인에게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다. 그런데 광명동굴은 휠체어 사용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동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나올 때까지 감탄사가 ‘와~’하고 나온다. 광명동굴은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해 있으며, 그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1912년, 금과 은을 채굴하던 광산으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당시의 광부들은 어두운 동굴 속에서 값진 광물을 캐내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가 1972년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광명동굴은 문을 닫고 방치된 채로 잊혀졌다.
그 후 2011년 광명시가 이 유서 깊은 동굴을 새로운 문화유산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과거 광부들의 삶과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 동굴 속에는 당시 채굴 도구와 광부들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금광 시절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복원했다. 복원된 광명동굴은 역사와 문화,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방문객들이 과거를 속속히 알 수 있으며, 또 동굴 곳곳에 마련된 전시물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의 광부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또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등도 알 수 있다.
너무 더워 매표소 근처에서 시원한 음료로 더위를 조금 식히고 표를 내고 들어가는데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에어컨을 세게 켰나 했다. 광명동굴 내부는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의 온도는 약 12~15도 정도로 유지되는데 이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하게 느껴진다. 개인마다 체감 온도가 다를 수 있어 동굴 여행을 할 때는 가벼운 겉옷이나 긴팔 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우 어두워서 야맹증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휠체어 사용인도 동굴 안쪽 폭이 좁아 앞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히 안전하게 운전해야 한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동굴 천장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떨어져 머리에서 이마로 내려온다. 차가움이 느껴지는 그 순간은 동굴의 신비로움과 자연의 위대함을 한껏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작은 물방울도 단순한 물이 아닌 오랜 세월 동안 동굴 속을 천천히 흘러 내려온 물이 지층을 타고 흘러, 동굴의 천장에서 맺혀 형성되었다가 내 이마까지 온 것이다. 살아있는 역사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
“자연과 예술의 만남”
-
바람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벽면에 옛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을 보며 걸어 들어가다 보면 ‘웜홀 광장’이 나온다. 그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치 다른 차원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 동굴의 어둠 속 반짝이는 조명과 설치 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져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독특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색채와 형태로 이루어진 빛의 향연, 조명은 동굴은 마치 우주의 별들이 춤추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다음 장소인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을 했다.
직원이 휠체어 사용인은 앞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셨다. 잠시 후 큰 바위를 벽면 삼아 다양한 미디어 아트와 조명들이 동굴의 굴곡을 따라서 쇼를 보여준다. 인간의 창의력과 자연의 위대함과 만나 새로운 예술 작품에 놀랍다. 쇼가 끝나고 바로 옆 ‘아쿠아월드’로 이동했다. 국내 최초 동굴 속 아쿠아월드는 지하 암반수를 이용해 조성되었고, 이 1급수에서 서식하는 토종물고기와 세계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동굴의 고요함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명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그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황금을 채굴했던 ‘황금길’이다. 이곳에서는 금을 채굴했던 장소를 그저 보는 것을 넘어 역사의 한 순간을 직접 경험하는 듯하다. 황금길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주는 ‘수복 강령의 길’이라고도 불린다. 황금 동전을 만지고 황금패를 구입해 가족의 건강을 소망하며 걸어둔 패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사람들의 소망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들이구나 싶다. 조금 발길을 옮기면 동굴 안에서 웅장한 빗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따라서 가다 보면 황금 폭포와 마주한다. 그 높이는 9m, 넓이는 8.5m로 분당 1.4톤의 지하 암반수가 폭포가 돼서 낙하하는데 단순한 폭포가 아니라 자연과 예술이 만나 빚어낸 황홀한 걸작이었다.
다음은 동굴 지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인데 계단으로만 되어있어 이곳은 휠체어 사용인과 교통약자들은 관람하기 어렵다. 지하 세계에는 폐광 후부터 2010년까지 소래포구 새우젓 저장소와 타임캡슐관이 있다고 한다. 지하 세계를 가기 어려운 분들은 직원이 바로 ‘식물원’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 다음은 동굴 속 식물원이다. 빛이 없는 동굴 속에 웬 식물이야 생각할 수 있다. 동굴 속 식물원에서는 자연광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LED 인공조명과 특별한 토양 혼합물과 비료를 사용해 동굴 속에서도 푸른 식물들이 생명력을 유지하며, 방문객들에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험을 선사한다.
식물원 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와인문화공간’이 나온다. 와인이 나오지 않는 광명이지만 와인 동굴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산 와인의 메카로 재탄생했다. 이곳에는 각종 세계 와인과 국내에서 생산된 전통 와인을 전시하고 시식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그 외에도 동굴 밖으로 ‘아이샤 숲’ 등이 잘 조성돼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광명동굴
- • 가는길 : 1호선, 7호선 라인 광명시 쪽에서 이동 / 장애인콜택시 02-2688-2582
- • 주차시설 : 상위 주차장에서 이동(동굴 입구까지 경사길) 장애인차량 주차비 무료
- • 화장실 : 장애인 전용 화장실 있음
- • 먹거리 : 하위 주차장 푸드 코트 및 매표소 근처 간단한 식음료 판매
- • 휠체어 대여 : 전동 1대 매표소 근처 가능 / 수동 동굴 입구 대여 가능
- • 홈페이지 : https://www.gm.go.kr/cv/index.do
- • 입장료 : 중증장애인 및 동반 무료
-